우리나라 폐플라스틱 중 이물질이나 색깔이 들어간 페트병은 절반 이상이 재활용이 아닌 순수 쓰레기로 취급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루 평균 4,000t이 넘는 막대한 플라스틱 생활 폐기물에도 대부분 재가공이 어려워 다시 수출하지도 못한다는 것이 업계들의 지적이다. 이에 재활용이 어려운 색이 들어간 페트병을 무색 페트병 제품으로 변경하고, 포장재도 최소화하는 등 비접착식 라벨(점착 라벨)을 도입해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물질이나 색깔이 들어간 페트병은 절반 이상이 재활용이 어렵다.(사진제공=연합뉴스)

유색 페트병·일반 접착제 사용 원천 금지

환경부는 지난 4월 17일 '포장재 재질 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확정 고시한 바 있다.
 
개정안은 페트병 등 9개 포장재 재질·구조를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등급으로 구분하고 업계에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중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을 위해 몸체가 무색이고 라벨은 쉽게 제거될 수 있는 재질 구조로 생산돼야 한다는 점이 등급 기준에 반영된 것이다.
 
또 1~3등급 이었던 포장재 등급 기준은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으로 세분화해 외부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페트병 재활용성을 높이려면 몸체가 무색이어야 하고, 라벨을 쉽게 뜯을 수 있어야 한다"며 "라벨을 붙일 때는 접착제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접착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물에 녹거나 접착제 양이 적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라벨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절취선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일본과 유럽 등에서는 열 수축 라벨을 사용해 최상급 식품용기로 폐페트병을 재탄생시켜 수만 톤씩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이런 열 수축 라벨과 같은 포장재를 만드는 업체에게 각종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개발이 쉽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먼저 올해 하반기에 유색 페트병과 물에 녹지 않는 일반 접착제 사용을 원천 금지하는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하면서 단계적을 전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품질 보전을 위해 페트병에 색을 입힐 수 밖에 없는 갈색 맥주 페트병 같은 경우 당분간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캔이나 유리병 대체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올해까지 자율적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대표적인 색 있는 페트병 음료로 코카콜라사 탄산수 씨그램과 스프라이트, 롯데칠성음료(주)의 사이다, 밀키스 등이 있다.

먼저 코카콜라사는 탄산수 씨그램과 스프라이트 제품을 모두 투명패키지로 리뉴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리뉴얼로 통해 모든 스프라이트 제품이 기존 초록색에서 재활용이 쉬운 무색 페트병으로 전면 교체 될 예정이다.
 
한국 코카콜라사는 "2025년까지 모든 음료 용기를 친환경 패키지로 교체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음료용기를 수거·재활용하는 '지속가능 패키지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7월 '칠성사이다 로어슈거' 등 사이다 신제품에 무색 페트병을 적용했다. 우유탄산음료 밀키스도 30주년을 맞아 기존 녹색 페트병이 새 투명 페트병으로 바꼈다.
 
심지어 롯데칠성음료는 제품 점선 모양의 이중 절취선을 넣은 '에코 절취선 라벨'도 적용해 라벨이 깨끗하게 분리되도록 적용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무색 페트병 변경과 관련해 "식품안전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순차적으로 제품들을 투명 페트병으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해 4월 포장재를 사용하는 19개 생산 업체와 자발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을 위한 자발적 협약으로 △광동제약 △남양유업 △농심 △대상 △동아제약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등이 참여했다.
 
이 협약을 통해 올해 안으로 자율적으로 생수 및 음료 등의 페트병을 무색만 사용하도록 포장재 재질·구조 등을 개선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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