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교회에서 청년들이 사라지고 있을까. 오늘날 '청년 복음화율 3% 시대'라는 자조적인 말이 나온다. 실제로 청년들의 교회 이탈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대부분 교회들의 청년부는 형식적으로 존재하거나 활동이 미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청년 사역자들이 머릴 맞댔다. 이들은 사역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청년 세대 부흥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13일 오후 2시 서울 성덕교회에서 '청년사역네트워크 세미나'가 개최됐다.ⓒ데일리굿뉴스

청년들이 교회 떠나는 이유 '소통단절'
 
#1 서울 송파구 어느 작은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신하경 전도사(26)는 교회 내 기성세대와 청년들간의 소통을 중재해야 할 일이 많다. 젊은 사역자에 속하는 그지만 오히려 청년들과 소통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신학을 공부하고 일찍이 사역에 뛰어들어 청년들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2 올해 사역을 시작했다던 A 강도사는 담임 목사와 목회방향성이 맞지 않아 갈등을 빚고 있다. 교회는 선교에만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청년부는 재정적으로나 지원에 있어 늘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회 청년들과의 사이도 와해되고 있다.     
 
청년 사역을 놓고 오랜 시간 고민해왔던 사역자들에게 고충을 물어보니 다양한 답이 나왔다. 13일 오후 2시 서울 방배동 성덕교회. '사역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사역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청년 사역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는 중소형 교회 청년 사역자들의 모임 '청년사역네트워크(의장 김동영 목사)'가 마련한 자리다.
 
이날 참석한 사역자들은 '청년들과의 소통'과 '사역 방향성'을 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발제를 맡은 김동영 목사(바람길교회)는 "많은 사역자들이 사역이 잘 안 된다고 힘듦을 호소한다"며 "사역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 내에서 청년들과의 소통이 단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역자와 청년들간의 소통단절 현상은 설문조사상에서도 드러난다. 네트워크 측이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상담한 주제를 조사한 결과, 진로 적성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사역자들은 청년들이 고민하는 문제들 중 '도와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신앙적 고민'을 1순위로 꼽았다.
 
김 목사는 "상당수 청년들이 진로 적성에 대해 고민을 호소하고 있지만 사역자들은 청년들의 상황을 이해하기 보단 신앙적인 접근을 우선시 하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고민을 말하면 '기도하면 된다'는 식의 말들로 신앙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에서 소통의 단절이 비롯된다"고 밝혔다.
 
이에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이들이 주도적으로 교회공동체를 세워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목사는 오랜 시간 교회 청년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적합한 교회구조를 만들었다.

김 목사는 "교회에는 명문대 학생들과 학업 때문에 지방에서 상경한 청년들이 특히 많다"며 "학습능력이 있는 청년들의 특성상 깊이 있는 내용을 선호하고 함께 논의하며 소통하길 좋아하더라. 그래서 SNS 묵상리더를 세워 매일 같이 묵상을 나누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바라는 환경이 조성되니 청년들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교회 소속 청년들이 자체적으로 '기독청년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해 교계의 관심을 모았다. 교회 청년공동체 다시 세움을 위한 제언 포럼도 개최했다.
 
이에 관해 김 목사는 "청년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세워갈 수 있는 교회가 돼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청년들이 어떤 기준을 두고 사느냐를 살펴봐야 한다. 교회를 비롯 사역자들은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자유롭게 사고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동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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