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대가족을 중심으로 가정의 질서와 중요성, 예의가 강조돼 왔다. 하지만 산업사회의 발전과 핵가족화 현상의 심화로 한국사회에서 가정해체의 속도는 빨라져가고 있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이혼율 1위’라는 불명예를 지닌 21세기 한국사회에서 가정의 참된 의미는 무엇일까? 또한 해체위기의 가정에서 올바른 가정의 회복을 위한 노력들을 조명하면서 가정의 참된 의미를 되짚어본다.<편집자 주>

어린이날·성탄절에 부모이름으로 선물과 손 편지 전달

새로운교회(담임 한홍 목사)와 기독교 세진회(회장 이일형 목사)가 어린이 날을 맞아 부모와 함께 보내지 못하는 재소자 자녀들을 위해 부모를 대신해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했다. 특히 새로운교회 성도들의 후원과 나눔으로 진행된 이번 사역은 원치 않는 가족해체로 인해 부모의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는 뜻 깊은 날이 돼 더욱 의미가 있다. 
 
 ▲새로운교회와 기독교 세진회가 함께 협력하여 '엔젤트리' 사역을 4년째 이어오고 있다.(사진제공=기독교 세진회)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과 일반인들이 영적으로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보통 재소자라고 떠올리면 범죄자로 꺼리게 되기 마련이지만, 이들에게 성령의 임재하심을 경험하면서 교정선교에 대한 마음이 커지게 됐죠."
 
새로운교회는 2012년부터 세진회와 함께 교정사역에 협력해왔으며, 엔젤트리(Angel's Tree) 사역은 4년째 이어오고 있다. 한홍 목사는 미국에 거주할 당시 교도소 예배 인도를 통해 재소자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정선교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되었다고 했다.
 
이후 한홍 목사는 한국에 들어와 교정선교를 위한 협력 기관을 찾게 되었는데 그 기관이 바로 교정선교 전문기관 기독교 세진회다.
 
"세진회와 인연이 된 뒤로 지금까지 교정사역과 재소자 자녀들을 위한 엔젤트리 사역을 함께해 오고 있습니다. 엔젤트리 사역은 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된 사역이라고 볼 수 있어요."
 
엔젤트리는 원래 미국에서 천사처럼 드러내지 않고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의 이름으로 그 자녀들에게 선물을 전달해 주는 것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매년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 재소자들이 직접 쓴 손 편지까지 더해 선물과 함께 전달한다. 이 사역에 포함되는 자녀 연령은 어린이날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크리스마스에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로 규정된다.
 
"교도소에 있는 부모가 평소 아이에게 썼던 것처럼 편지를 작성해 선물과 함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손 편지를 통해 아이들에게 부족한 부모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더해주고 싶었어요."
 
특히 아이들에게 전달 되는 선물은 재소자들이 자녀에게 주고 싶은 선물 목록을 받아 그것을 토대로 준비된다고 했다. 그리고 선물이 준비되면 교정 사역 팀들이 직접 포장해서 손 편지와 함께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먼저 재소자들에게 자녀의 연령을 취합한 뒤,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물 목록 리스트를 작성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리스트를 토대로 선물을 구매하고 아이들에게 정말 부모가 선물을 보낸 것처럼 저희가 중간 역할을 감당하고 있죠."
 
  ▲재소자 자녀들에게 보낼 선물을 포장하고 있는 교정 사역 담당 봉사자들 (사진제공=기독교 세진회)

가족관계가 이어지는 유일한 끈

실제 직접 손 편지와 선물을 받은 아이들은 무너진 부모와의 가족관계를 회복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세진회 이일형 목사는 "보통 재소자 가정 대부분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 다반사이지만, 그런 아이들에게 엔젤트리 사역은 엄마 아빠와 연결되는 유일한 끈이 되고 있다"며 "재소자들 역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에 매우 감격했고, 앞으로 이 사역을 통해 아이들과의 가족관계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 사역에 6년 째 몸담고 있는 새로운교회 교정사역 담당 남혜정 팀장은 이렇게 가족이 회복되기까지는 하나님이 함께 역사 하셨음을 고백했다. 심지어 교정사역 팀이 담당했던 한 재소자는 변화된 모습을 통해 형량을 감량 받고 지난해 출소해 다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남 팀장은 이 사역을 통해 그들의 변화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영광은 하나님이 받으시지만 늘 우리에게 은혜를 끼친다"라는 말씀처럼 "재소자들을 돕는 봉사자들이 오히려 더 큰 은혜를 받게 된다"고 고백했다.
 
소망교도소 한 재소자는 "엔젤트리 사역 뿐만 아니라 새로운교회에서 주최하는 기독교 에센스 양육 과정(CES)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더 잘 알고 사모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며 "출소 후에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그분의 섭리를 믿고 따를 것"이라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재소자가 직접 자녀에게 쓴 편지 중 일부 (사진제공=기독교 세진회)

'아직도 세상이 살만하다', 그리스도 사랑을 담은 소망

하지만 아직도 방치되어진 수 많은 재소자 자녀들과 회복되어야 할 그들의 가정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세진회 이일형 목사는 "가족해체 속에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희생당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다문화가정과 해외의 굶주린 아이들에게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재소자 자녀들에게는 아직까지 관심 미비해 이들에게도 부모의 마음을 가지고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새로운교회 교정사역 담당 이상화 목사는 엔젤트리 사역이 그저 선물 전달의 의미를 넘어 재소자 가족에게 순수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보통 재소자가 되게 되면 배우자는 자녀를 버려두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이런 아이들은 '범죄자 자녀'라는 낙인에 의해 또 다시 범죄에 연루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아이들을 돌봄으로 범죄의 대물림을 막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아 소망을 전하는 것이 그의 비전이다.
 
새로운교회와 세진회는 앞으로도 어린이날 부모와 함께하지 못하는 자녀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로 '아직도 세상이 살만하다'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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