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다. 이에 GOODTV는 3·1운동의 의미를 조명하고 한국 사회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기 위해 교계 원로인사 초청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이번 대담에는 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 이사장 박종화 목사, 바른교회아카데 이사장 정주채 목사, 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 위원장 윤경로 박사가 참여했다. 대담 진행은 김명전 GOODTV대표이사가 맡았다. 이번 뉴스초대석은 GOODTV를 통해 26일 저녁 방송됐다. 다음은 대담의 주요 전문이다. 
 
  ▲GOODTV 뉴스초대석 <3·1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대담>이 지난26일 오후 방송됐다.ⓒ데일리굿뉴스

100년 전 한국교회의 모습은?
 
사회자 김명전 대표이사 : 3·1운동은 한국 근대사의 전환점이 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한반도 평화통일의 열망이 그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3·1운동 100주년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와 닿는다. 3·1운동 100주년이 이 시대에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박종화 목사(이하 박) : 3·1운동은 100년 전 우리 민족이 함께 모여 외친 자주독립이다. 자주독립은 반드시 평화로워야 한다. 주변 국가들과 평화관계를 이뤄야 동북아의 평화와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이 이뤄진다. 또, 평화공동체의 회복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다. 평화 안에서 평화통일이 돼야 한다.
 
사회자
: 기독교가 민족의 위기 앞에서 종파를 초월한 연합을 이끌었다는 점이 3·1운동 100주년에 의미를 더한다. 당시 기독교의 역할을 설명 해 달라.
 
윤경로 박사(이하 윤) : 3·1운동은 기독교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자긍심을 가질 만 하다. 100년이 지난 지금 객관적으로 역사를 바라본다면 당시 우리나라 인구는 1,670만 여명이다. 그 중 기독교인은 2% 정도에 해당하는 23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민족대표 33인 중에 기독교인이 16인으로 천도교측 15명, 불교측 2명이다. 기독교수가 제일 많았다.
실제 3.1운동이 났던 1919년 연말까지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것도 기독교계다. 구속된 인원도 기독교가 제일 많았다. 민족대표로 기독교인 16명이 참여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기독교와 교회가 3·1운동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많은 수난과 어려움을 당했기 때문에 이 날을 기독교계가 중요시하고 기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사회자 : 당시 기독교 인구가 2% 정도 였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 전면에 등장할 수 있었다. 기독교의 특별한 정신이 있지 않았을까.
 
: 교회는 당시 개항 이후 탈족·외족적인 것을 근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파이프 역할이었다. 기독교는 민족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 수난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어떤 시민단체나 민간단체 종교단체보다 강했다.
 
사회자 : 기독교는 독립 이후 체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민주화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100년 전 한국기독교와 현재의 한국 기독교를 비교하자면?
 
정주채 목사(이하 정) : 100년 전 약 2% 정도의 기독인들이 독립운동에 앞장 설 수 있던 것은 소수였지만 깨어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 기독인들은 선교사들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보다 빨리 접했다고 볼 수 있다. 또 교회는 주일마다 모여 예배드리고 성경공부를 했다. 평일에도 사경회를 통해 하나님 말씀을 공부하면서 새로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당시 비기독인들보다는 좀 더 안목이 넓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세계정세가 돌아가는 분위기에 대해 민감하게 느낄수 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분들이 결국 독립운동의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앞장서 일을 추진했다고 생각한다.
100년 전과 오늘날 한국교회를 비교하자면 지금은 닫혀 있는 교회인 것 같다. 그야말로 교회중심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에 갇혀있다. 이유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가 약하다. 한국교회는 보수성이 강하다. 보수주의 교회의 함정은 하나님 나라에 대해 지식과 실천적인 움직임이 약하다. 하나님 나라는 이 삶 끝나서 저 세상에 가야 할 천국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다 보니 사회를 선도하지 못하고 세상 바라보는 눈이 뒤쳐진다고 생각한다.
기독교가 단순한 세상종교가 아닌 사랑의 종교로 조국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종교라는 것을 강하게 심어주는 역사적인 사건이자 실천적 사건이 3.1독립운동이다. 오늘 한국교회가 과연 우리 이웃과 민족, 평화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100년 전과 현재 우리 자신이 어떻게 다르고 무엇이 한국기독교를 닫힌 종교로 만들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사회자 : 그렇다면 무엇이 한국교회를 닫힌 종교로 만들었는가?
 
: 100년 전 한국교회로부터 배울 점은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에서 나라와 민족을 빼앗긴 서러움을 위로해주는 문화, 이른바 영혼구원운동의 자세다. 사회참여를 통한 사회건설이자 기도와 영성을 통한 자기 내적운동이었다. 나라와 민족을 구원하고 각자 갖고 있는 영적 에너지와 신앙의 동기가 합쳐진 운동이었다.
1907년 이후 새벽기도회 다니는 교인들을 감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신앙인들은 기도를 통해 회개하고 구원받는 기쁨을 누렸다.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100년이 지나오면서 한국교회는 하나님 나라 따로 교회 따로 즉 ‘따로따로’가 됐다.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같이 해야 하는데 이것이 안 되고 있다. 심기일전하여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 하나님 나라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희생하는 십자가 종교다. 희생을 통해 신뢰를 얻게 된다. 경제가 발전하고 교회가 부흥하면서 오히려 교회가 영적인 권위와 희생의 권위를 잃고 물량적 권위에 빠진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힘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 100년 전 3·1운동 당시 역사적 환경이 민족의 공의를 위해 종파를 초월한 연합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사회의 자본주의 성장과 더불어 물량주의가 사회 전반에 팽배하다. 교계를 포함해 이러한 역사적 변화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 1907년 부흥운동은 사회적으로는 부흥운동이지만 깊게는 대각성운동, 회개운동이다. 초기 개인적인 신앙관에서 사회,민족구원으로 확장되며 교인들의 민족의식이 남달리 강해졌던 것은 성경공부를 제대로 하면서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해방 이후 급속하게 물질적으로 한 쪽으로 기울어졌다. 교회 안에도 세속적인 사회와 다를 바 없는 집단화 현상이 만연하다. 교회의 사명과 기독교 본질을 꾸준히 지켜나갔어야 했는데 세상과 같이 짝하며 70년 지난 것이다. 100년 전 한국교회는 교인들이 사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통곡했는데 개 교회 중심 세력화가 심해지면서 오늘날은 사회가 교회를 걱정한다. 이런 점에 대한 한국교회의 자성의 자세가 필요하다.
 
 ▲왼쪽부터 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 이사장 박종화 목사, 김명전 GOODTV대표이사, 바른교회아카데 이사장 정주채 목사, 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 위원장 윤경로 박사

정의·연합·평화 외친 선열 숭고한 정신…복음 통일 주춧돌

사회자 : 한국교회에 통일을 위한 새로운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어떤 각성의 자세가 요구되는가.
 
: 기독교는 타종교, 사회단체와 연합해 민족독립과 평화를 위해 헌신했다. 넓게 보면 3·1운동, 2·8독립선언 등은 우리끼리의 운동이 아니다. 국제적 지각변동의 사건임을 인지하고 나름대로 주체적 역할을 발휘한 것이다. 교회이기주의가 아닌 하나님 나라 실현이 우선돼야 한다. 남북관계 평화무드와 전쟁 없는 동북아 정세를 조성해 선의의 자유와 평화,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하나님의 역사 개입 즉 평창동계올림픽과 지난 3번의 남북정상회담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이는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정착에 앞장서라는 시대적 과제를 부여받은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런 하나님의 역사적 개입을 파악하지 못하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와 맞는 시대적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사회자 : 그렇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성경적인 복음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
 
: 생명·인권·자유·평등이라는 복음에 가치를 둔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사랑이다. 우리가 통일이라고 하면 정치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통일에 앞서 중요한 건 가치관의 공유다. 남과 북이 설사 정치적으로 통일된다 하더라도 가치관 공유가 없으면 계속해서 더 큰 내적 갈등이 생길 것이다. 우리가 생명·인권존중, 자유와 평등을 이루기 위한 복음적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 감정적인 정서로 통일에 접근하면 오히려 위험하다. 참된 가치가 어디 있는지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사회자 : 통일을 위한 노력에 앞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남남갈등부터 해결해야 한단 목소리가 높다. 한국사회 내 갈등문제 해결을 위한 기독교의 역할은?
 
: 세상이 급변하다보니 보수와 진보를 떠나 계층·연령, 남녀 간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심화된 갈등이 있다. 문제를 푸는 방법은 눈을 바깥으로 돌려 큰 시야에서 봐야 한다. 20년 전 분단이라는 시대 속에 기독교는 번성했지만 하나님이 주신 미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세속화된 종교로 취급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교회학교, 신학교 등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근현대사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를 이해하며, 냉정하면서도 엄격한 자기이해를 병행해야 한다.
 
: 기독교인은 3·1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한다. 특별히 3·1운동 독립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 목회자들이 이번 기회에 100년 전 역사적 사실과 동력들을 깊이 공부하며 100년 이후를 내다보고 한국교회가 풀어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 “평화를 살아보자”라는 생각이어야 한다. 나와 다르면 ‘적’이라는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나와 다르지만 서로 다른 것이 합쳐져 아름다움을 만들어야 한다. 남북은 서로 다르지만 성경말씀대로 손을 내밀어 합동의 선을 이루어야 한다. 교회 역시 다르면 ‘원수’, ‘적’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내가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는 ‘옳음과 틀림’이 아닌 ‘다름이 합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평화를 사는 것이다.
 
사회자 : 그 일환으로 한국교회 안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되새기는 다양한 사역들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 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사역들을 소개 해 달라.
 
: 여러 기관과 교회, 연합기관의 연대정신을 발휘하기 위해 모임을 수차례 가져 왔다. 기독교계는 3월 1일 범국민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날을 위해 범종교적으로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을 전망하는 선언서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날만은 이념이나 좌우를 가리지 않고 축제적 분위기에서 100년 전 종파와 교단을 초월한 선조들의 정신을 우리 국민들이 구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회자 : 개 교회와 성도들은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평화를 실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 남북 간 열린 분위기 속에서 한국교회와 북한 주민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길 바란다. 특히 북한 어린이들은 정상적으로 키가 자라지 못할 만큼 어려운 형편이다. 우리가 북한 땅에 쌀을 보내는 등 교류했던 운동이 구체적으로 일어나길 바란다.
 
: 평화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때로는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체제가 아닌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임을.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강력한 교류와 협력에 중점을 두길 바란다.
 
: 지난 100년 간 한국교회는 정말 앞을 향해 열심히 뛰었다. 그 결과 이 작은 나라에서 선교사 2만 명을 배출한 것은 수적으로 선교사 제1국가인 셈이다. 이제는 돌아봤으면 좋겠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100년을 잠시 멈추고 옆, 뒤를 보면서 다시 옷을 정비하자. 우리가 그토록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이념적인 문제에는 갈등을 보이던 모습을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 과거를 돌아보면 용서가 어렵지만 기독교사랑으로 뛰어넘을 수 있다. 남북문제에 관해 보수와 진보 이념적 차원에서 첨예하게 갈리는 입장에 서기 보다는 기독교가 통 크게 역사의 문제를 바라보면 좋겠다.
 
사회자 : 3·1운동 100주년. 이 100년의 역사 속 우리 민족은 분단의 70년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고 이질화돼 있다.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기독교는 우리가 민족의 중심에서 다름을 극복하고, 그 다름을 포용하는 사랑과 복음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독교는 이 시대에 말씀을 실천하는 종교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각성의 질문을 받게 된다. 더불어 오늘날 한국교회는 100년 전 정의와 평화, 연합을 위해 올곧게 저항했던 신앙 선배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새로운 평화의 메시지를 심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GOODTV 뉴스초대석 <3·1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대담>은 오는 3월 1일 오전11시, 3월 2일 오후 5시 30분에 GOODTV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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