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당시 어두운 시대적 상황에서도 민족을 깨우고 신앙의 자유를 외쳤던 믿음의 선조들을 본받기 위한 기념예배를 드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 소속 교회들은 이날 100년 전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하나님과 민족을 사랑했던 선조들의 3·1운동 정신을 되새겼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 관계자들이 100년 전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기성, 성결교회 신앙적 고난과 정신 기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성결교회에서는 100년 전 민족대표 33인의 빛바랜 기미독립선언서가 힘차게 낭독됐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총회장 윤성원 목사, 이하 기성총회) 목회자와 교인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삼창을 했다.
 
3·1운동에 담긴 민족을 위한 희생과 신앙의 자유를 기억하고 그 뜻을 본받을 것을 다짐하기 위한 기성 총회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와 학술대회가 열렸다.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성결교회의 3·1운동 참여와 식민지 지배 아래에서 민족의 핍박에 함께 한 성결교인들에 대해 새롭게 조명하는 책도 발간됐다.
 
기성총회는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당시 성결교회의 독립운동 활약을 추적해 기록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8명의 교수들이 쓴 8편의 기획논문은 <일제의 식민통치와 한국성결교회>란 제목의 책으로 엮어 이날 소개됐다.
 
기성 윤성원 총회장은 “3·1운동의 정신을 후대에 계승하기 위한 시작인 동시에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성결교회의 만세운동 활약을 알리는 귀중한 자료”라며 “1907년 이 땅에 세워진 뒤 얼마 안 돼 강제 해산의 아픔을 겪었던 성결교회로서는 특히 의미가 남다르다”며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당시 성결교인들의 행적을 살펴보면, 성결교회가 앞서 자리잡은 장로교·감리교에 비해 작은 교세였음에도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는 증거가 고스란히 묻어나온다”며 “한국사회와 교회 앞에서 성결교회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3·1운동 기념예배에서는 만세운동과 일제의 통치 아래 성결교회가 겪은 신앙적 고난을 기억하며 그 정신을 기리는 순서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3·1운동 당시 믿음의 선배들이 남긴 애국과 자유, 평화를 염원하는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데 앞장설 것을 결단하는 ‘나라사랑 실천강령’을 선포했다.
 
윤 총회장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성결 교단의 역사를 잘 알고, 바르게 하지 못한 것은 회개함으로 돌이키고 바르게 한 것은 본받아 바른 신앙을 계승해야 한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 또한 자손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는 100년 전처럼 오늘날에도 국론이 통일되고 남과 북이 평화 통일로 나아가길 기도했다.ⓒ데일리굿뉴스

만세운동 수형자 1,440명 전수조사 진행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총회장 림형석 목사, 이하 예장통합 총회)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가 개최됐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는 주제로 설교를 전한 림형석 총회장은 “감사는 표현될 때 감사가 된다”며 “지난 날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기억할 뿐 아니라 말로써, 삶으로써 감사를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림 총회장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압제에 신음할 때 수많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눈물로 부르짖었다"며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독립과 신앙의 자유를 허락하셨을 뿐 아니라 교회를 성장시키시고 민족의 번영까지도 허락해주신 그 모든 은혜에 감사를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예장통합 총회는 일제가 독립만세 운동에 적극 가담자로 분류한 총 9,080명의 수형자들 중 확인된 1,440명의 장로교인들의 자취를 전수조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422개 교회 가운데 110개 교회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했다.

림 총회장은 "전수조사 결과를 통해 선조들의 순교적 신앙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돼 참으로 뜻깊다"며 "이러한 신앙을 이어받아서 우리 후손들까지도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세대 사역을 담당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도 이날 기념예배에 참석했다. 이들은 오늘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한국교회 선언서'를 낭독하며 △강대국과 약소국이 더불어 사는 평화의 세상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지구온난화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복구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이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3·1운동에 참여한 교회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예장통합 총회는 연동교회를 비롯한 68개 교회에 3·1운동 참여교회임을 알리는 기념동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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