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교수 ⓒ데일리굿뉴스
마태복음 5장 13절을 보면 “너희는 땅의 소금이로되 만일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것을 짜게 하리요? 그 뒤에는 그것이 아무 쓸모없으므로 버려져서 사람들의 발밑에 밟힐 뿐이니라”는 말씀이 있다.

소금은 짠 맛으로 음식의 맛을 내고 부패를 막는 것이고 빛은 어둠을 몰아내는 것이다. ‘be the salt of the earth’는 땅의 소금도 되고 세상의 소금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님이 천지만물을 창조하실 때 절대로 썩지 않고 부패하지 않은 물건을 몇 가지 만들었다.

예를 들면 소금도 있고, 금도 있으며 다이아몬드도 있다. 젊을 때 그렇게도 아름다운 미인도 썩으면 고약한 악취가 난다. 향기로운 꽃도 시들고 썩으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 단단하고 견고하기 그지없었던 무쇠도 썩으면 녹이 슬고 조각조각 부서진다. 이 세상에 부패처럼 추한 것은 없다. 썩은 것처럼 보기 흉한 것도 없다. 부패한 음식, 부패한 고기, 부패한 생선, 부패한 송장, 부패한 정치, 부패한 대학, 부패한 종교, 부패한 군인, 부패한 노조, 부패한 국민, 부패한 나라 등 이 모두는 추하고 더럽고 악하다.

그 중에서도 세상이 부패되면 어둡고 질서가 문란하고 혼란스럽다. 소금은 썩지 않기 때문에 방부제 역할을 한다. 부패를 방지해 준다. 소금 스스로가 썩지 않기 때문에 남의 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 소금정신이다. 그래서 우리는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동경한다. 그런 사회에 대해 우리는 소금사회라고 하며 빛의 사회라고 부른다.

예수는 그의 제자들에게 땅의 소금이 되라고 했다. 왜냐하면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게 하신 것이야말로 이 땅에서 가장 값어치 있고 보람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을 기꺼이 하고 싶어 한다. 고생도 감수하고 희생도 치른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중 <죽음의 집의 기록>이란 책이 있다. 그 책의 핵심은 그가 20대에 사상문제로 투옥돼 옥고를 겪던 4년간의 고통스러운 생활상을 기록한 것이다. 그 내용 중 죄수들에게 가장 혹독한 고문은 물통 두 개를 놓고 이쪽 물을 저쪽으로 저쪽 물을 이쪽으로 계속 옮기게 하는 일이었다. 또 다른 일은 절구에 모래를 가득 넣고 하루 종일 찧는 일을 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이 쉬운 일이 왜 그토록 힘든 일이었을까? 그 일은 무미건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무미건조한 일을 계속 시키면 죄수들은 그 일을 하다가 자살하거나 미쳐버렸다고 한다.

인간은 무의미한 일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누구나 의미 있고 보람찬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금과 빛의 사명은 가장 복되고 아름답고 보람 있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겉이 화려하고 풍요로운 세상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썩어 문드러져 가고 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뇌물수수,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민간인 사찰, 근친 살해, 각종 뇌물 등의 부패 추문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부패한 냄새가 진동하고 악취가 코를 찌른다. 세상이 부패하고 썩어서 절망적인 현장이 여기저기서 목격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사회에 빛이 되고 소금이 돼야 한다. 우리가 소금의 역할을 잘하면 세상의 부패와 타락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역할을 잘 못하면 우리도 같이 썩어 문드러질 수밖에 없다. 권력이 부패하고 사회가 부정으로 가득차면 우리 모두가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한 사람 한사람이 소금과 빛의 역할을 잘하면 세상의 부패와 타락을 막을 수 있다. 음식의 부패를 막으려면 음식 속에서 소금이 녹아야 하듯이 우리의 바른 생각과 올바른 의식이 사회 속에 녹아 스며들어야 세상의 부패를 막을 수 있다.

오늘날 인류사회에 가장 시급하게 필요로 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인간 소금이요, 민족의 소금이다. 그렇다면 인간 소금이란 어떤 소금인가? 부끄러움을 알고 염치를 알고 고마움을 아는 사람이다. 성실하고 양심이 바르며 책임의식이 투철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 밝아지고 더 빨리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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