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들을 위해 19년째 엄마의 마음으로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교회가 있다. 노량진에 위치한 강남교회가 그 주인공. 시험 합격 후, 교회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는 청년들도 상당수다. 청년들의 열정과 교회의 온정이 넘치는 강남교회에 다녀왔다.
 
 ▲강남교회는 노량진 고시생들을 위해 19년째 새벽밥을 짓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새벽 6시 30분부터 고시생 누구나 식사 가능해
 
공무원 시험, 임용고시, 행정고시 등 각종 고시학원이 즐비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이곳 고시생들의 하루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된다.
 
새벽 6시에 찾아간 노량진은 더 나은 미래와 꿈을 좇아 현재를 투자하는 청년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러한 청년들을 위해 강남교회는 2000년부터 매일 새벽밥을 짓는다. 오전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인근 고시생 누구나 자유롭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강남교회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김상순 목사는 "처음 시작은 '이 지역에 있는 청년들을 어떻게 섬길까'하는 질문에서 아침밥 사역이 시작됐다"며 "아침 식사로 이 지역 청년, 특히 고시생들을 도울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강남교회 새벽밥은 교회 성도들의 참여로 만들어진다. 강남교회 청년새벽밥 섬김팀은 매일같이 엄마의 마음으로 아침을 준비한다.
 
지방에서 혼자 올라와 공부하는 고시생들이 집밥이 그리울 때면 언제든 찾아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재료 손질부터 음식 준비, 설거지까지 교회 청년들도 새벽밥 봉사를 자처했다.
 
조미숙 권사는 "고시생들을 위한 사랑의 아침 식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복을 유통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우리 자녀에게 해줬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밥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교회 새벽밥은 수험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하루 평균 250여 명의 고시생들이 찾는다.ⓒ데일리굿뉴스
 
하루 평균 250여 고시생 식사…"청년들에게 힘 되고파"
 
강남교회 새벽밥은 수험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하루 평균 250여 명의 고시생들이 찾아와 식사를 한다.
 
노량진에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진현종(25) 씨는 "아침 챙겨 먹기 힘든데 이렇게 식사를 제공해주니 감사하다"고 전했다. 원두연(25) 씨도 "덕분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고 덧붙였다.
 
특별히 긴 수험기간을 끝낸 한 청년도 이날 이른 아침 교회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한나(32) 씨는 "처음 노량진에 올라왔을 때 건강하고 든든한 밥을 챙겨먹기가 어려웠다"며 "고시원 인근에 있는 강남교회에서 새벽밥을 챙겨준다고 해서 왔었는데, 엄마 밥을 먹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나고 보니 노량진 생활이 마냥 힘들었던 생활이 아니라 행복했던 것 같다. 교회의 역할도 컸다"고 말했다.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초수생부터 또 다시 준비를 해야 하는 N수생과 원하던 꿈을 이룬 청년들까지. 교회는 앞으로도 정성 가득한 아침밥으로 묵묵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는 노량진 청년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끝으로 강남교회 청년부 김상순 목사는 "현 시대는 청년들이 참 버거워하는 시기"라며 "기독교인든 비기독교인이든 교회를 통해 힘과 용기를 얻고, 소망을 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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