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한국감정원 주간 통계 작성 기준으로 5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줄어 4년 만에 가장 적었다. 반면 주택 청약시장은 활기를 띠며 신도시 지역 견본주택에 사람이 몰리고 청약 경쟁률이 치솟는 등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5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거래량도 급갑했다. 반면 주택 청약시장은 활기를 띠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매매시장 '꽁꽁'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0.09% 떨어져 8주 연속 하락했다. 2013년 8월 셋째 주(-0.10%) 이후 279주 만에 최대 낙폭이다. 종로구를 제외한 서울에 있는 24개 자치구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절감을 위해 조정대상지역 지정 효력이 발생하는 2019년 1월 이전에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9·13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확대와 보유세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1.50→1.75%)에 부동산 비수기인 겨울로 인한 거래량 감소, 전세 시장 안정 등도 가격 하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매매가 투자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9만 2,596건으로 2014년(9만 241건)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각종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 수도권 외곽 미분양 물량 증가 등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거래량이 감소했다"며 "경기 침체 지속과 주택보유자에 대한 대출 봉쇄로 주택 매수세가 사라져 거래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청약시장 '활활'

아파트 매매시장은 가격하락, 매수세 감소로 꽁꽁 얼어붙었지만, 청약 시장은 연초부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 지역 견본주택에는 사람이 몰려들었다. 올해 첫 주말 검단신도시에 개관한 건설사들의 견본주택에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이 넘게 방문했다.
 
 ▲견본주택 행사장에 몰린 사람들의 모습. 꽁꽁언 아파트 매매시장과 달리 청약시장은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청약이 시작된 8곳 중 1곳을 제외하고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북위례 지역으로 경쟁률이 평균 130.3대 1에 달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결국 가격이 문제"라며 "청약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실수요자에게 장점이 많아 청약자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들에게 여전히 높은 점을 감안하면 매매시장과 청약시장 사이의 온도 차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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