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의 방역체계 전환 조건인 접종 완료율 70%를 달성한 가운데 주말인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내달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대면 소비 활성화에 따른 경기 회복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발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우려 등 넘어야할 산이 많아 우리 경제는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정부는 25일 '위드 코로나' 초안을 공개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갈 막바지 준비를 마쳤다. 

위드코로나 1단계에서는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의 24시간 영업이 허용되고, 사적 모임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10명까지 가능해진다. 이로인해 대면 소비가 활성화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통에 마침표가 찍힐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같은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일상 회복과 경제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경기가 회복되면 올해 성장률 전망인 4%에서 상향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이 경기 활성화에 도움은 되겠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면 소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소비가 비대면 소비로 전환한 만큼 아주 큰 폭의 소비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선 경계 요인이 곳곳에 남아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우리나라의 9월 생산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7.5% 올라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슬로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급등) 우려로 국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또 한국은행이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다음 달 인상하고, 내년 1월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전망에 시중금리는 이미 오름세를 타고 있다.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이는 소비와 투자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 확진자 폭증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정희 교수는 "위드 코로나가 효과를 보려면 타이밍이 중요한 데 지금은 물가가 많이 오르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며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도 경기 상승 억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다른 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다. 싱가포르, 독일, 영국, 스위스, 이스라엘, 미국 등이 방역 수준을 대폭 완화했는데 이중 싱가포르, 독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이달 15일 "정상화 전환 이후 일상 회복 추진의 전제 조건(감염자·중증자 안정세)이 무너지는 경우 등이 발생해 주요국이 재차 경제활동 억제로 후퇴할 경우 글로벌 경제 충격이 재발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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