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단체 3곳 중 2곳 70% 줄어

“리더십 부재로 이어질 것” 우려
 

 ▲지난 6월 30일 한국대학생선교회(CCC)가 비대면 수련회를 개최했다. CCC 순원들이 온라인 화상서비스 ZOOM을 통해 수련회에 동참하는 모습.ⓒ데일리굿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대학 선교단체 신입생 수가 급감, 캠퍼스 선교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 따르면 2020년 1학기 기준 신입생 가입자 수는 1,000명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
 
다른 선교단체도 마찬가지다.
 
한국기독학생회(IVF)도 2019년에 비해 지난해 신입생 가입이 30%로 급감했다. 지구별로 5분의 1까지 줄어든 곳도 있다.
 
학생신앙운동(SFC)의 경우 그나마 형편이 낫다. 지난해 신입생 수가 줄기는 했지만 2019년에 비해 70% 수준을 유지했다. 초교파적 성격을 지닌 CCC와 IVF와 달리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에 뿌리를 두고 있어 교단 소속 교회 신입생 가입이 이어진 것이다. 또한, 전국적 모임으로 조직돼 수도권에서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CCC·IVF와 달리 SFC는 영남 지방 위주로 활동,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다.
 
SFC 허태영 간사는 “코로나19 이전에는 교단을 중심으로 선교단체를 했던 게 핸디캡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오히려 선교단체를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선교 단체들은 신입생 감소 현상이 결국 리더십 부재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신입생이 줄어들면 그만큼 미래의 리더도 부족해진다는 의미다. 
 
IVF 학원사역 담당 김혁수 간사는 이 상황을 나비효과에 비유했다.
 
김 간사는 “1학년을 양육해 3년차에는 리더가 되도록 하는 시스템인데 지난해부터는 작동을 멈춘 것”이라며 “2~3년이 지나면 리더가 될 사람이 없어지게 된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리더가 없다는 것은 대학 캠퍼스에서 양육 담당자들이 사라진다는 것”이라며 “극단적으로는 지부가 폐쇄되거나 지방회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CC도 비슷한 입장이다.
 
CCC 측은 리더의 부족은 후배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CCC 캠퍼스 사역 담당 이종태 간사는 현 상황을 농사에 비유하며 "지난해 신입생 가입자 수 감소는 향후 몇년동안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IVF의 홈페이지 속 초대 게시글. QR코드를 이용해 본인의 학교에 IVF가 있는 지 알아볼 수 있게 해놨다.(사진출처=IVF홈페이지 캡쳐)


선교 단체들은 코로나19 이후 감소하는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 홍보에 매진했다. 

이 간사는 "지난해부터 SNS나 학교 홈페이지에 CCC 관련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며 “2학기에는 결실을 좀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CCC는 지난해 2학기에만 1,000명 가량이 추가 가입했다. 물론 예년에 비해 30% 넘게 부족하지만 일정 수준은 회복한 셈이다. 

IVF는 온라인 홍보와 동시에 지인을 이용한 가입 유치에도 신경썼다. IVF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했다. 덕분에 올 1학기 가입자 수는 최저 수준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고 IVF 측은 설명했다.

한 선교 전문가는 "코로나19 외에도 갈수록 줄어드는 학령 인구나 교회에 대한 반감 등으로 선교단체 회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온라인을 다양한 홍보는 물론, 교회와 연계한 신앙회복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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