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무령왕릉 발굴  50년,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며’라는 특별 기획전이 마련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무령왕릉 출토 유물전이 될 이번 전시에서 국보 12건 17점을 비롯해 출토유물 총 5,232점 전체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전시돼 관람객들을 맞는다.
 
 ▲ 충남 국립공주박물관에서 특별전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선보인 무령왕(오른쪽)과 왕비의 실물 목관. (사진출처=연합뉴스)

20세기 최대의 고고학적 발견으로 평가되며 지석(誌石)을 통해 묻힌 이의 이름과 무덤 조성연도가 확인된 유일한 삼국시대 왕릉이라는 점에서 큰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바로 백제 무령왕릉이다.
 
전시실 입구에서 관람객들을 맞는 첫 유물은 그동안 다른 유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은잔이다.
 
은잔에는 신선, 용, 봉황, 연꽃, 사슴, 나무를 비롯해 사람얼굴에 새의 몸을 한 인면 조신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어 백제인들의 내세관과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무덤 앞을 지키고 섰던 신성한 동물 ‘진묘수’도 눈길을 끈다. 악령이나 도굴꾼을 막고자 한 당시 백제인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상상 속 동물로 국보로 지정돼 있다.
 
왕과 왕비의 관꾸미개, 금 귀걸이, 청동거울 등은 진열장 안에 놓여있지만 저반사 유리를 사용해 밖에서도 정교한 장식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왕과 왕비의 목관을  3D로 스캔해 실제 크기로 전시한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무령왕과 왕비의 목과 발을 받치던 봉황과 금으로 장식된 베개와 발받침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드문 고대 목제 예술품인데 쉽게 훼손되는 목제품의 특성상 오래 전시할 수 없어 그동안 복제품을 전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만 14일부터 26일까지 ‘진품’을 모두 공개한다. 이후에는 왕의 유물과 왕비의 유물이 번갈아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최적의 전시환경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박물관 측은 관 꾸미개 금 귀걸이 청동거울 진묘수 등 주용 유물은 진열장 유리를 저 반사 유리로 교체하고 조명과 받침대를 개선해 관람객들이 유물을 보다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획 전시실은 무령왕릉 발굴 조사 과정과 주요 학술성과 앞으로의 연구과제 등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무덤의 주인을 알려준 핵심 유물인 묘지석과 무령왕에 대해 기록한 역사서인 삼국유사 백제가 당시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중국 청자 등을 전시했다.
 
전시 마지막 공간은 아직도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무령왕과 왕비의 장례과정 일부 유물의 당시의 용도 등 앞으로 연구가 있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한수 국립공주박물관장은 “발견과 동시에 수많은 화젯거리와 수수께끼를 동시에 안겨준 무령왕릉의 모든 것을 살펴보는 이 전시가 웅진백제의 상징인 무령왕릉이 가진 가치와 의미에 대하여 새롭게 주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최소한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나기 전까지는 이런 전시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 붙였다.
전시는 내년 3월 6일까지다. 
 

[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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