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대중문화 고강도 규제인 '홍색 정풍운동'으로 K팝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2016년 한한령으로 '차이나 리스크'를 경험한 만큼, K팝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의외로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방송 규제기구인 광전총국은 지난 2일 '문예 프로그램과 그 관계자 관리를 가일층 강화하는 데 대한 통지'를 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의 출연을 원천 봉쇄하고 빗나간 팬덤 문화를 억제하겠다는 등의 방침을 밝혔다. 

곧바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가 방탄소년단(BTS), NCT, 엑소 등 그룹과 개별 멤버 등 21개 한국 연예인 팬 계정에 대해 30일 정지 조치를 취했다.

2016년 한한령 전까지 한류의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은 한한령 이후에도 여전히 K팝 팬덤이 대규모로 존재했다. 이들은 거액을 모금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 이벤트를 하거나 앨범을 대량 구매하는 등 위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팬덤의 이른바 '비이성적' 소비를 단속하겠다고 나선 만큼 중국 내 K팝 팬 문화도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사 최근에는 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지민 사진으로 뒤덮은 항공기를 띄웠다가 웨이보 계정이 정지된 사례가 있었다. 

우선 음반 판매량에 가시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팬들은 공동구매를 통해 대량으로 K팝 음반을 사들이고 물량을 과시하는 등의 문화가 있었는데 이런 활동에 앞으로 광범위한 제약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음반의 1∼11월 전체 수출액은 1억2,300만 달러였고 이중 중국 수출액은 1,600만 달러였다.

 K팝 기획사들 역시 한한령 이후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를 고려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왔기 때문에 실제 매출 타격 폭은 한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중국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에 이어 한국 음반의 2위 수출국이었으나 지난해 미국에 추월당해 3위로 내려갔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K팝 앨범은 미국과 유럽 시장 판매량이 크게 증가해 대륙별 앨범 판매 비중에서 '탈 아시아 현상'이 이미 진행 중"이라며 "단기적으로 K팝 수출 물량에 100만∼200만 장가량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올해 K팝 피지컬 앨범이 글로벌하게 5,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규제 조치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대중문화계 통제가 장기화한다면 국내 기획사들 역시 아시아를 벗어나 글로벌화 시도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막대한 구매력을 거느린 한류 시장이기는 하지만, 정부 규제가 언제든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체제 특성상 '차이나 리스크'는 상존하기 때문이다. 




 

[백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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