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예배에 첨단 기술 활용
성도 20% ‘AI 설교’ 수용 입장
신앙공동체 특성 고려해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첨단 기술이 예배에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서나 쓸 법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은 비대면 예배에 없어서는 안 될 솔루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관심사를 찾아보거나 시간 때우기로 즐겨 보던 유튜브는 새로운 예배의 통로가 됐다. 가상공간을 의미하는 메타버스 기술도 목회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등 일부 기독 단체들은 여름수련회나 선교를 가상공간 안에 집어넣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성도들은 온라인이나 가상공간에서 만나 예배하고 교제하는 데 익숙해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목회자와 성도들도 기술 도입을 찬성하는 분위기다.
 
 ▲예장 통합측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71%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예배에 활용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데일리굿뉴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71%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예배에 활용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문제는 성경에 언급된 모이기를 힘쓰라는 말과 달리 굳이 모여서 예배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성도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예배 참석이 강조되는 ‘주일성수’의 개념이 성도들 사이에서 점차 희석되는 실정이다. 한국교회 일각에서 주일과 예배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2021 한국교회 코로나19 추적조사 결과’를 보면 ‘주일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하냐’는 질문에 성도의 27.8%만 ‘그렇다’고 답했다. 대신 온라인예배 또는 가정예배로 대체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66.3%였다. 성도 10명 중 3명 정도만 현장예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성도 5명 중 1명은 인공지능(AI)이 목회자 대신 설교하는 것을 수용하는 입장을 보였다. 상당수의 성도가 영적인 부분은 간과한 채 설교를 단순히 위로가 되는 에세이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재영 실천신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교회생활이나 목회에 다양한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신앙공동체의 역사와 상황, 정서 안에서 형성된 관계를 생각한다면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 기술에는 언제나 직업·노동·생명윤리적인 문제가 결부돼 있다”며 “만일 기술을 사용하는 최고의 목적이 이윤이라면 교회는 여기에 대해서 강력히 문제 제기를 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신대 이승구 교수(조직신학)도 “언제나 주어진 기술을 어느 정도 사용하는 일이 필요하다”면서도 “설교라는 본령의 일은 AI가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AI 기술이 진전할수록 더 인격적인 목회자 양성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AI 시대일수록 인간적 감정과 인간성이 강조돼야 하며, AI를 활용하되, 그것으로는 모두 감당이 안 되는 전인격인 목회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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