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의료 선교사 알렌은 개항 초기인 1884년 9월부터 1905년 6월까지 조선에 체류했다.(사진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구한말 선교사 알렌(Horace N. Allen, 1858~1932)이 조선에서 활동하면서 기록한 문서 3,869건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연구자 및 일반인에 공개한다고 10일 밝혔다.
  
미국인 의료 선교사 알렌은 1881년 웨슬리언 대학 신학과, 1883년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북장로교에서 의료선교사로 중국 상하이에 파송됐다.
 
1884년(고종 21년) 한국 최초 의료 선교사로 내한하여 미국 공사관에서 의사로 근무하던 중 갑신정변 때 부상당한 고종 황제의 처(명성왕후) 조카 민영익(閔泳翊)을 치료했다. 이로 인해 1885년 왕립병원 광혜원을 설립하게 되었고, 의료 사역에 매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1886년에는 대한제국으로부터 정2품에 해당하는 벼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조선에서 의사, 선교사, 경제인, 외교관, 정부 고용인, 고종의 참모, 번역가, 작가 등 여러 직업을 거쳤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에 관여했다. 이때 생성된 다수의 문서를 '알렌 문서'라고 부른다.
 
알렌은 주한 미국공사관의 전권공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고종의 최측근으로 정권핵심에 있으면서 주미한국공사관 설치, 춘생문 사건, 아관파천, 독립협회, 하와이 이민 등 한국 근대사의 핵심적인 사건에 관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번에 공개하는 문서는 알렌이 1924년 뉴욕공립도서관에 기증한 자료를 전량 수집해 연구자 및 일반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DB화한 것이다.
 
주한미국공사관 서류, 각종 공문서와 지도, 사진, 신문 기사 등을 비롯해 알렌의 일기와 서신, 메모, 원고 등 개인 문서도 포함돼 있다.
 
백두산 천지와 동암금광 사진, 평안도 운상광산 채굴권 수정 계약서, 루스벨트가 고종에게 알렌의 귀국을 지시한 사실을 알리는 서신, 저서 '한국에 대한 기록(Notes on Korea)' 등을 볼 수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측은 "그가 남긴 방대하고 세세한 자료는 한국 근대사의 사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동시대 서양인이 남긴 자료 중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또한 주제의 다양성 측면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우수한 컬렉션이다"라고 평가했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서양인들이 남긴 한국 관계 문헌들은 한국학 연구에 있어 외국인의 시선으로, 다양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해 왔다"며 "알렌 문서는 역사학, 정치외교학, 의학, 민속학, 문학, 신학, 미술사, 음악사 등 제반 분야에서 근대 전환기 한국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자료는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 누리집(waks.aks.ac.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박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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