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서 믿음의 레이스를 펼친 기독 선수들. 

"모든 영광 하나님께…"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기독 국가대표 선수들이 믿음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기도로 대회를 준비해온 선수들은 기쁨의 순간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한국 체조에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한 '도마 황제' 신재환(23·제천시청) 선수는 착지에 성공하자 환호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픔을 딛고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순간이었다. 

신 선수는 충북체고 재학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다. 12살 때 시작한 체조를 그만둬야 할 상황에 부딪쳤지만, 철심을 박고 재활로 보란 듯이 이겨냈다.

힘든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신 선수의 할머니 이영분 권사와 아버지 신창섭 성도, 어머니 전영숙 집사의 기도의 힘이 컸다.

신 선수와 가족들을 곁에서 지켜본 조이풀교회 이관형 목사는 3일 통화에서 "온 가족이 늘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지치고 힘든 순간마다 하나님을 의지했다"며 "그 기도를 잊지 않고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손자를 위해 기도했다는 이 권사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며 "재환이가 지금처럼 기도로 의지하면서 선수 생활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도 남자 66㎏ 급에서 값진 동메달을 딴 안바울(27·남양주시청) 선수는 아버지 안철준 씨와 어머니 봉경숙 씨의 기도와 사랑 아래 세계 정상의 꿈을 담금질해왔다.

안 선수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마누엘 롬바르도(이탈리아)를 상대로 한판승을 거둔 뒤, 매트 위에서 무릎 꿇고 손을 모았다. 

경기 후 안 선수는 “이번 대회 준비 과정이 생각나 감정이 북받쳤다"며 “지난 5년 동안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주변에서 도와주시고 기도해 주신 분들이 많았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그저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형이 있었기에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온 것은 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유도의 다윗’으로 불리는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 선수는 남자 100kg 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도 중량급은 2000년부터 95㎏급이 100㎏급으로 바뀌었는데 이 체급에서 한국이 메달을 획득했던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장성호 선수의 은메달이 유일했다. 조 선수가 17년 만에 의미 있는 은메달을 추가한 것이다. 

조 선수는 은메달을 확정 지은 후 두 손을 모아 기도 세리머니를 펼쳐 크리스천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 앞서 "기도는 휴식처"라며 "고된 체력훈련이나 슬럼프 앞에서는 지칠 수밖에 없는 데, 두 손을 잡고 기도하며 응답을 구하면 자연스레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밝혔다.

'시력 0.3의 총잡이' 김민정(24·국민은행) 선수는 대한민국 사격에 첫 메달을 안기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김 선수는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10m 공기권총, 한때 세계랭킹 1위였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져 차선책으로 택한 25m 종목에서 짜릿한 은빛 총성을 울린 것이다. 

서울시민교회(권오헌 목사)에 출석하고 있는 김 선수 부모는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경험이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딸을 격려했다.

이 밖에 많은 기독 선수들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열정 넘치는 플레이와 찰나의 순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모습을 보이며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최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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