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조가 김홍빈 대장과 찍은 사진. 촬영 10분 뒤 김 대장이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을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섰던 러시아 구조대의 비탈리 라조(48)가 현장을 목격하고도 돕지 않은 일부 산악인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라조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속한 데스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은 제대로 준비가 덜 된 관광객들이 밤중에 어려운 지형을 넘어가게 만든다"며 "그런 사람들에게는 돌아와야 하는 지점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밝혔다.

라조는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면서 구조 현장에서 김 대장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이어 "15명 이상의 사람이 김 대장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어두웠다지만 김 대장의 랜턴 불빛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라며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최소한 사고 상황을 무전기나 인리치(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통해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조는 김 대장의 조난과 구조 작업 과정을 러시아 산악 사이트 'Risk.ru'에 상세하게 올려놨다.

라조는 김 대장과 같은 장소에서 조난됐다가 먼저 구조된 아나스타시아 루노바의 대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구조된 루노바는 하산하면서 만난 라조 일행에게 김 대장의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는 "아나스타시아, 당신의 인리치는 제대로 작동했다. 인리치로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었다면 그 장치를 김 대장에게 남겨주고 떠나야 했다. 도움을 기다리는 김 대장을 위해 구조 문자라도 보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박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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