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교수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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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힘으로 승리한 사람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마음을 사로잡은 위대한 사람을 영웅이라 부른다. 마음은 단순한 감수성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생활의 넓은 왕국이다. 영웅은 그 왕국을 자유로이 지배할 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기의 근원적인 힘에 의해 무수한 적과도 대항할 힘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마음이라는 왕국 을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그 왕국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잘 다스릴 수 있다.” 이상은 로맹 롤랑(Romain Rolland:1866-1944)이 한 말이다.

프랑스 작가인 로맹 롤랑은 1866년 프랑스 중부의 작은 도시 클람시에서 출생했으며 1889년 파리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로마에 유학하였다. 그 후 귀국하여 소르본 대학에서 음악사를 가르쳤으며 20세기 프랑스 문학계의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삶과 글은 당대의 사회와 정치 및 정신세계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들과 깊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구체적으로 프랑스 군부의 반유대주의를 폭로한 드레퓌스 사건, 파시즘에 대한 투쟁, 세계대전에 맞선 평화에의 추구 등과 같은 굵직한 사건과 관련을 맺은 바 있다.

로맹 롤랑은 20세기 유럽의 지성인 이었는가 하면 양심이었다. 그는 항상 진리를 추구한 지성인으로서 진리와 사랑만이 인생과 사회의 건전한 생명력을 추구한다고 믿었다. 작가로서의 롤랑은 프랑스 문학계에서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그는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영웅이 있다. 하나는 힘에 바탕을 둔 영웅이요, 또 다른 하나는 혼 즉 정신적인 영웅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영웅이라고 알고 있는 영웅은 전자를 가리킨다. 그러한 영웅으로는 시저, 칭기즈칸, 나폴레옹, 히틀러 등등을 들 수 있다. 그들은 하나 같이 무력으로 세계를 정복한 사람들이다.

프랑스의 휴머니스트요, 전 10권으로 된 서사시적 대하소설『장 크리스토프(Jean Christophe)』의 저자인 그는 “형제들이여, 우리들 서로 가까이 다가앉자. 우리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의 불행만을 생각하자. 이 세상에는 적도 악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들만이 존재하고 있다. 반드시 죽어갈 운명을 지닌 모든 것에게 생의 무수한 작은 강이 흘러드는 미지의 바다에 나는 나의 작품과 나의 모든 것을 바친다.” 이상은 『장 크리스토프』에 부치는 글이다.

이 소설을 통하여 전쟁의 영웅이 아닌 사랑과 용기와 창조를 위해 싸우는 새로운 개념의 영웅을 제시했다. 그가 지칭한 영웅은 정신적 지배자요, 마음으로 존경받는 위대한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영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사람이다. 반면에 범인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고 할 수 없는 일만을 하려는 사람이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시기를 놓치지 말고 하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의 불행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 데서 생긴다.”다는 명언을 남긴 것도 롤랑이다.

그는 위대한 마음의 소유자, 위대한 혼을 가졌던 거장들을 진정한 영웅이라고 하였다. 롤랑은 그러한 영웅을 경애하고 예찬하여 많은 전기를 쓴 바 있다. 간디, 미켈란젤로, 베토벤, 밀레, 톨스토이, 비베카난다 등이 그가 말한 영웅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진리의 전파자요, 평화의 수호자 이었으며, 문명을 건설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유의 기수요, 정의의 사도들이다. 이런 영웅들에 의해서 인간의 역사는 발전하고 사회는 진보해 왔다. 그들은 가난한자의 벗이었는가 하면 억눌린 자들의 친구였다. 약한 자의 동지이었는가 하면 외로운 자들의 반려자이었다.

그들의 공로로 우리의 정신적 세계가 확대되었으며 도덕적 차원이 한층 높아졌다. 우리의 정신적 가치관을 더욱 심화 시켰다.

우리의 과거역사는 힘에 바탕을 둔 영웅을 너무 중시하였는가하면 예찬했다. 그들이 인간최고의 존재인 것처럼 착각 속에 빠져들게 했다. 하지만 “인생은 영원한 전쟁이다. 거기서는 끊임없이 과거와 미래가 싸우고 있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는 낡은 법칙은 끊임없이 봉쇄되고 새로운 법칙이 그것을 대신하며, 그 법칙도 또한 그러는 동안에 파괴되고 만다”며 롤랑은 우리는 정신에 바탕을 둔 영웅을 찬미해야 한다고 했다.

혼의 위대한 정신을 가졌던 거인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인류의 벗이요, 영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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