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운영체제 등에 새롭게 들어갈 이모티콘 최종 후보에 ‘임신한 남성’이미지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성별 경계를 무너뜨리는 움직임들이 이어지면서 전통적인 성 관념이 약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니코드 컨소시엄이 공개한 이모티콘 100종. 임신한 남성과 왕자같은 공주 이모티콘 등이 추가됐다. (유니코드 컨소시엄 캡쳐)

애플 구글 등, 꾸준히 성 중립 디자인 추가

유니코드 컨소시엄이 올해 말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출시될 이모티콘 후보 100종을 공개했다. 이 중배가 불룩 튀어나온 남성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임신한 남성의 모습을 표현한 것.

해당 이모티콘은 트렌스젠더 남성과 간성인 등 논바이너리가 임신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제작사 측은 성전환 남성들도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모티콘을 통한 성별 해체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애플과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수염을 기른 여성, 턱시도 입은 여성, 웨딩드레스 입은 남성, 성 중립 산타,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깃발 등 포괄적 성을 상징하는 이모티콘을 추가해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다양성은 존중한다면서도, 과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홍주(53)씨는 "남자가 임신한 모습으로 있으니까 이상하다"고 말했고, 직장인 전현우(29)씨는 "다양성이 중요시되는 가치이긴 하지만, 남성이 임신하는 이모티콘은 보편적 가치에서 과하게 벗어나는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수환(28)씨는 "젠더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고 (성소수자의 입장도) 존중하는 편이지만, 이모티콘을 선물받아도 사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성 중립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지만,  온라인 상에서도 남성의 임신에 대해 비판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네티즌들은 "뷔페에 다녀온 배부른 남성 같다", "말도 안된다", "과하다"는 반응을 주로 보였다. 

모바일 기기 등에 탑재…MZ세대 영향 ‘우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별 경계가 무너진 이모티콘들이 모바일 기기 등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면서, MZ세대가 자연스럽게 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젠더리스 현상이 이모티콘과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와 닿으면서 전통적인 성에 대한 관념들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젠더리스의 폭력"이라며 "소비자들이 젠더리스 이모티콘이나 상품들을 쓰지 않을 권리가 배제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젠더리스가 하나의 메이저리티가 돼서 양성적인 전통적인 성관념이 주눅 들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교계가 나서서 젠더리스 상품을 사용하지 않을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 관념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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