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포르투갈 델타 변이 확산…유럽 '긴장'
인도에서 발생한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이미 지배종이 된 데 이어 포르투갈에서도 급속히 확산하는 등 유럽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인도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보다 더 강한 새 변이인 '델타 플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유럽은 이미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되리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주요국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방역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가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자 방역의 고삐를 다시 조이는 분위기다.
영국에서는 이미 신규 확진자의 90%가 델타 변이로 집계됐다. 지난 21일로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시점도 7월 19일로 연기됐다.
포르투갈은 델타 변이의 두 번째 대규모 확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 리스본에서 최근 신규 확진의 6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포르투갈 당국은 지난 주말 리스본과 다른 지역 간의 여행을 금지했고,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은 최근 델타 변이 감염 비율이 6%에 불과해 사정이 상대적으로 괜찮지만, 보건 당국은 늦어도 가을에는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문제는 델타 변이가 독일과 유럽대륙에서 지배종이 될 것이냐가 아니라 언제, 어떤 조건에서 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오는 24∼25일 정상회의에서 델타 변이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주마다 2배로 감염 확산
미국에서는 하와이까지 델타 변이가 상륙했다. 미국에서도 오래지 않아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의 감염자 비중이 20%까지 올라갔다면서 2주마다 대략 2배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는 미국에서 기존 우세종인 알파 변이(영국발)보다 전염성이 60% 더 강하다.
미 백악관은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층인 18∼26세 청년층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독립기념일(7월 4일)까지 18세 이상 미국 성인 70%에게 최소 1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몇 주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청정지대로 불리는 뉴질랜드와 백신접종을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 이스라엘도 델타 바이러스 차단에 나섰다.
뉴질랜드는 지난 주말 사흘 동안 수도 웰링턴을 방문한 호주인 시민이 귀국 후 확진 판정을 받자 이번 주말까지 웰링턴 지역의 코로나19 경보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확진자가 웰링턴 방문 전 호주에서 감염됐고 뉴질랜드에서 바이러스가 활성화됐을 가능성에 주목해 이동 경로 및 접촉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에 나서달라고 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델타 변이가 출현한 이후 12∼15세의 백신 접종이 늘어나는 추세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