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남성 전용 수면방. 남성 동성애자들이 이용하는 전용 업소들이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영업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 업소 중엔 주택이 밀집돼 있거나 초등학교가 인접한 지역에서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특히 이곳에서 남성 간 성행위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고 단속할 법적·제도적 근거가 없다.
 
 ▲유튜브 채널 레인보우리턴즈가 지난 11일(금) 오후 8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남성 전용 수면방 앞에서 기도회를 열고 있다.ⓒ데일리굿뉴스
 
게이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서울 강남의 한 남성 전용 업소를 찾았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이용하는 사우나였다. 빌라 등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 있는 한 상가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다소 외진 곳에 있었지만, 젊은 남성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커뮤니티에 따르면 업소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운영해온 것으로 보인다. 업소에서 성행위가 이뤄진다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간판이 없고 남성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탓에 주민들은 업소가 어떤 영업을 하는 곳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비단 이 업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 이런 영업 형태의 동성애 업소 중 일부가 주택가에 인접해 있고 심지어 멀지 않은 곳에 초등학교도 있었다. 이처럼 동성애 업소가 도심 곳곳 파고들자 최근 한 유튜브 채널이 직접 거리로 나섰다.
 
유튜브 채널 레인보우리턴즈는 지난달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남성 전용 수면방 앞에서 1시간가량 기도회를 열고 있다. 동성애자들이 이용하는 수면방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서다.
 
레인보우리턴즈를 운영하는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은 남성 동성애자들이 이 수면방에 모여 집단 난교를 벌이거나 가학적·피학적 이른바 SM 성행위 등을 한다고 주장했다.
 
염 원장은 "코로나19 감염이 지속되며 확산의 우려가 여전한 이때, 아직도 이 같은 영업 형태가 개선되지 못하고 버젓이 강남 한복판에서 운영이 되고 있어 특별히 계속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소 측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업소는 SM 성행위 용품을 구비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설사 있다 하더라도 이는 개인의 사생활이나 도덕 관념의 문제이지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수면방 안에서 손님 간 벌어지는 성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하지만 업주가 성매매 등 불법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주민은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인근에서 3년째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집 근처에 식당이나 주점이 있어 자주 가게 되는데 그런 업소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며 “수면방 안에서 성행위가 이뤄진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들 업소를 관리하고 단속할 법적·제도적 근거는 없다. 해당 구청에 문의한 결과 이들 업소가 있는 상가 건물 지하 1층은 휴게음식점으로 용도 허가받았다. 하지만 수면방은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있어 따로 허가를 받거나 별도의 신고가 없어도 영업할 수 있다. 즉 당초 허가된 용도인 휴게음식점이 아니라 수면방으로 운영하고 있어도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영업을 막을 수 없다.

또한, 학교 주변 200m인 교육환경보호구역만 아니라면 어디서든 영업해도 불법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선 수면방이 자유업종에 분류된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위법성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수면방이라는 용도 자체가 어느 시설군에 포함되고 어떤 용도로 분류되는지는 저희도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위반사항을 따지려면 먼저 의무변경대상인지는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천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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