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고용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근로 능력이 낮은 장애인들의 경우 취업에 더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청각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구두만드는풍경 유석영 대표는 직업 장벽이 높은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일자리를 제공하며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대통령·이효리 구두, 장애인들 손에서 탄생
청각 장애인에 취업 기회 제공하고자 폐업 철회
장애인 포함 총 18명 근무…전 과정 협업


문재인 대통령 구두, 이효리 구두로 유명해진 '구두만드는풍경' 아지오. 더 화제가 된 건 청각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구두여서다. 직원들 대부분이 귀가 들리지 않고, 몸이 불편해도 자신의 기술을 마음껏 뽐내며 정성스레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구두만드는풍경이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일터 제공에 나선 건 지난 2009년이다. 1급 시각장애인인 유석영 대표는 사회 진입장벽이 높은 청각 장애인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회사를 설립했다.

유석영 대표는 "시각 장애가 있는 분들의 사회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고, 청각 장애인들 역시 충분한 재능이 있음에도 사회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목도했다"며 "이들의 능력이 잘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일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운영은 그리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장애인 회사라는 편견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2013년에는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 5·18 국립묘지 참배 당시 구두만드는풍경의 낡아진 구두를 신은 사진이 보도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폐업했던 회사를 다시 일으킬 수 있었다.

현재 구두만드는풍경은 청각 장애인 9명과 지체 장애인 1명을 포함해 총 18명이 일하고 있다. 2명의 수어 통역사도 상주하고 있어 직원들간 소통도 수월하다. 덕분에 직원들은 제작부터 점검까지 전 과정을 협업하며 하나의 구두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구두만드는풍경 직원들은 자신의 재능을 양껏 뽐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이용만 반장은 수어를 통해 "이곳에서 다른 청각 장애인 분들과 서로 도와가며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기노 직원도 "장애인들이 일하기에 최적의 여건과 환경"이라며 "회사 분위기 자체도 너무 좋다"고 밝혔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구두만드는풍경은 향후 3년 안에 장애인 30가정을 고용하는 등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유석영 대표는 "어려움 가운데서도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하나님이 늘 함께하셨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신앙도 되물림하는 기업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애인들 같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관심을 갖고 앞장섰으면 좋겠다.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교회가 곳곳에 세워지는 놀라운 역사도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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