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목회자를 꿈꾸는 탈북 신학생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탈북 신학생들이 한국 교회 안에서 사역할 기회를 찾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협력하여 이들을 올바른 목회자로 세우는 데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성교회에서 소년부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연광규 전도사.ⓒ데일리굿뉴스


복음통일 위한 탈북 사역자 역할 중요 
한국교회의 협력·동역 자세가 요청돼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도성교회(담임 김혜수 목사). 이 교회 소년부 담당 연광규 전도사는 현재 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 2학년에 재학중인 탈북 신학생이다.
 
김동준 주일학교 총괄목사는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해 탈북 신학생에게 주일학교를 맡기는 것이 처음에는 걱정도 됐지만 복음 통일을 준비하는 마음에서 함께 귀한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한국 문화나 교회에 대해서 이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 교회에서 함께 사역하는 자체가 아이들과 성도들에게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측면에서 한국교회 내 탈북 사역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연 전도사가 부임하자마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아이들 얼굴조차 만나기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그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신앙을 잃지 않을까 고민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옛날 구약 시대와 현 시대를 분리해 생각하지 않도록 말씀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직접 성경 속 인물로 분장하고 설교하면서 아이들이 성경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유은영 소년부 부장 집사는 "전도사님이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아이들 입장에서 고민하시는 게 흔적으로 많이 남는다"며 "아이들이 성경 속 시대를 느껴보고 체험해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준비를 하신다"고 말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컴퓨터 기술이 부족했던 연 전도사는 PPT 자료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 블로그를 찾아가고, 다른 사역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누구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 노력 끝에 이제는 아이들 얼굴을 합성해서 사진을 제작하기도 한다.
 
유순금 집사는 "공과공부 자료에도 아이들 얼굴을 같이 매칭시키고 아이들이 '화면에 나도 있네' 할 정도로 하나님 말씀 속에 아이들을 포함시키신다"며 "열정적으로 준비를 하시니까 아이들이 변화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주일예배 후 소년부 아이들의 모습.ⓒ데일리굿뉴스


복음을 향한 그의 진심과 노력은 소년부 아이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탈북민 전도사라는 것을 알고 낯설어 하던 아이들도 어느새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번주 설교 내용은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고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기도 한다.
 
연 전도사는 "아이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꿈꾸면서 이 아이들을 세워 나가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너무 행복하다"면서 울먹였다.
 
김혜수 담임목사는 "사역을 넘어 소년부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 참 많은 감동을 받는다"며 "자신이 체험했던 신앙과 고난 가운데서 만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눌 때 아이들도 힘을 많이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연 전도사가 북한 전문가로서 담임 목사에게 좋은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함께 협력하고 동역할 때 귀한 사역이 이뤄질 수 있다"며 "한국교회에서 탈북 신학생들이 함께 사역할 수 있는 자체가 복음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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