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됐다. 4계절 내내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상황에서 입 냄새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장기간의 코로나19로 마스크가 일상화되면서 구취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그동안 입 냄새는 스스로 느끼기보다는 타인이 말로 지적하거나 얼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할 때 알아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자신이 마스크 속 구취를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실제 입 냄새를 우려해 병원을 찾는 환자 30% 정도는 구취 징후나 관련 질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살펴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마스크 속 입 냄새는 대개 입안의 음식 찌꺼기, 단백질 등이 세균과 만나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황화합물 때문이다. 특히 외부 공기의 흐름이 제한되면서 공기가 마스크 안에서만 고이면서 입냄새인 구취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다만 최근 입 냄새가 거의 또는 전혀 없는데도 이를 걱정하는 '구취공포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보고된다. 이 경우 강박증에 따른 칫솔질이나 과한 세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입 냄새를 걱정해 강박적 행동을 하거나 위축되기보다는 손목을 이용해 구취 여부를 확인하거나 제대로 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는 "구취를 본인 스스로 손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손목을 핥고 건조한 다음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라며 "침이 묻은 손목에 악취가 나면 구취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병원에서는 황화수소, 메틸머캅탄, 디메틸 황화물 등 구취를 발생시키는 주요한 세 가지 휘발성 황화합물의 수준을 측정해 구취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스크 속 입 냄새를 해결하려면 칫솔질 등으로 치아와 혀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한번 사용한 마스크는 다시 쓰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입 냄새는 치아보다는 혀에 남아있는 백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백태는 입안에 남아있는 음식 찌꺼기로 인해 구강 내 세균이 증식한 것으로 악취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규칙적인 양치질과 함께 부드러운 혀 닦기를 병행하면 구취 및 설태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입 냄새가 걱정될 때는 가급적 매 식사 후에 양치질하는 것이 좋다. 세균과 음식 찌꺼기, 죽은 세포들은 일반적으로 혀에 축적되므로 혀도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구강위생에 신경 써야 구취를 유발할 수 있는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고, 마스크 자체 위생도 중요하다"며 "호흡할 때 입 안의 냄새가 마스크에 스미거나 구강 세균이 마스크 안쪽 면에서 증식할 수 있으므로 1일 1마스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간의 구취는 호흡기나 신장 질환, 여러 가지 약물 복용, 타액 분비 감소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며 "만성적 구취를 앓고 있다면 구강 내 원인뿐만 아니라 종합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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