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백신접종자 수가 15일 누적 1,300만명을 돌파했다. 정부는 7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백신접종 일정을 17일 발표할 예정이다. 접종 대상자가 확대됨에 따라, 멈췄던 해외선교 활동에도 재개의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6월 14일 서울 양천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60세 이상인 시민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정부 계획에 따르면 7~9월에는 초중고 교직원과 돌봄 종사자뿐 아니라 고3·대입수험생, 50대 등으로 접종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게 전국민 대상의 백신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선교계는 중단된 해외 선교활동을 회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50~70대 선교사 전체 61%…전문가 ”백신 도움돼”

현재 우리나라가 파송한 전체 선교사 가운데 50~70세 선교사가 전체비율의 6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40~70세 선교사 비율은 무려 89%에 이른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가 특히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치명적인데,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백신 1차접종 만으로도 감염예방 효과가 89.5%에 달했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백신접종 효과를 볼 때 선교사들의 해외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선교사들이 파송된 지역은 대부분 감염병에 취약한 곳들이 많고, 감염으로 중증질환을 앓게 돼도 현지 의료 인프라 부족 등으로 치료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백신접종은 안전 면에서 좀 더 나은 예방책이 될 수 있단 것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60대 사망자가 전 세계 사망자의 9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층이 예방접종을 잘 하면 사망자가 급격히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가마다 다르지만, 백신접종률이 40~50% 정도가 되면 전반적인 유행 상황이 안정되고, 70~80%면 코로나 유행이 잦아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접종, 개인면역·사역 정상화에 도움"

선교계를 대표하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역시 백신접종이 선교사 개인의 건강을 지키고, 사역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WMA는 지난달 27일 회원교단과 단체들에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안내를 공지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선교사들이 목숨을 잃거나 중태에 빠지는 사례가 나오면서 백신접종에 대한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KWMA는 공문과 함께 별첨 자료로 백신 잔여량 조회 및 예약방법, 백신 예방접종자 혜택 등 코로나19 백신관련 정보도 간결하게 담았다.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백신을 맞으면 선교지에서 어쨌든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코로나에 걸리면 치료 비용이 많이 들고, 선교지가 열악하니까 치료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이프 미션즈 백신 프로젝트(사진=SMVP홈페이지)

최근 선교사들의 사역복귀를 위한 프로젝트도 시작됐다. 코로나에 취약한 중남미나 아프리카 지역 선교사가 미국에 와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세이프 미션즈 백신 프로젝트'(Safe Missions Vaccine Project, 이하 SMVP)다.

선교사들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는 일은 막아내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몇몇 미주한인교회와 국내외 개인과 단체가 힘을 모아 현재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백신이 없는 국가 또는 코로나19 위험지역에 있는 한인 선교사를 대상으로 신청접수를 받고 있다. 1차로 6월 마지막 주 선교사 50가정의 백신접종을 도울 계획이다.

선교사들은 본부 행정팀과 접종시기에 대해 상의한 뒤 신청을 완료하고, 항공편으로 미국을 방문한 뒤 얀센이나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이후 별도 숙소에서 격리기간을 거친 뒤 다시 선교지로 돌아가는 과정을 밟게 된다.

SMVP 측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사무실을 빌려주고, 초기 비용을 헌금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KWMA에서도 필요가 있는 선교사들에게 해당 소식을 알리는 일에 협조하기로 했다"며 "코로나 감염에 노출된 선교사를 돕기 위해 항공료 절반을 지원하고, 봉사자를 모집해 현장 안내도 도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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