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북한 소학교에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숙·김정은 등 지도자의 어린 시절을 가르치며 정치사상교육을 우선적으로 강조한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북한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으로 신학교에서 공부중인 탈북 신학생들은 성도들 앞에서 말씀을 전해야 하는 벽 앞에 부딪힌다. 설교훈련과 상담 등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탈북 신학생들이 사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손길들이 있다.
 
 ▲노원한나라은혜교회에서 진행되는 탈북 신학생 성경발표회 모습.(사진출처=노원한나라은혜교회)

성경발표훈련 통해 설교에 자신감 얻어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노원한나라은혜교회(김성근 목사). 2016년 개척한 이 교회는 매주 수요일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수요예배를 드리는 대신 탈북 신학생들의 성경발표회를 진행한다.
 
탈북 신학생들은 주일 오후 김성근 목사로부터 2시간 동안 성경강의를 듣고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40분 길이의 설교를 준비한다. 수요일이 되면 제비뽑기를 통해 2명의 설교자를 뽑는다. 매주 누가 발표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성경발표회에 참여하는 모든 탈북 신학생들은 목사님의 강의를 50번 이상 들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설교를 준비한다.
 
매주 발표가 끝난 이후에는 질의응답을 통해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신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탈북민 출신인 김성근 목사는 하나님 말씀만이 북한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가장 먼저 탈북 신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김 목사는 "북한 사람들의 영혼이 변화되고 깨어날 수 있는 무기는 오직 하나님 말씀뿐"이라며
"북한의 암울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성경을 집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이후 북한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으로 신학교에 입학한 탈북 신학생들이지만 성도들 앞에서 말씀을 전하는 것은 이들에게 또 다른 어려움이다. 
 
김 목사는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탈북 신학생들을 돕기 위해 성경을 공부하고 사람들 앞에서 설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 목사는 "2년정도 이 훈련을 하게 되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자기만의 강의안을 가지게 된다"며 "어떤 사람들 앞에서도 말씀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스스로 성경 강의를 준비하고 성도들 앞에서 설교하는 훈련을 받는 탈북 신학생들은 실제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담대하게 말씀을 전할 수 있게 된다.
 
탈북 신학생 A씨는 "처음에는 앞에 나서는게 무섭고 떨렸었는데 목사님께서 부족한 부분들을 말씀해주시고 하나씩 차근차근 알려주셨다"며 "두 달이 지나니까 손짓, 몸짓을 쓰면서 사람들을 집중하게도 만들고, 설교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통일소망선교회의 탈북 신학생 세미나 모습.(사진출처=통일소망선교회)

신학교에서 채우지 못하는 정서적 안정 도와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가족을 두고 홀로 탈북하는 경우가 많다. 탈북 신학생 또한 안정적인 가정환경 안에서 공부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통일소망선교회는 상담과 세미나 등을 통해 이들이 정서적으로 힘든 일을 겪을 때 공부와 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한다.
 
'예수님 제자 훈련원'의 줄임말인 예제원에서 함께 생활하며 아침에는 함께 예배를 드린다. 각자 공부와 일과를 마친 후에는 함께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힘든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다. 탈북 신학생들이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영적 멘토가 되어주는 것이다.
 
통일소망선교회 임천국 목사는 "이들이 혼자 있으면 밥도 잘 안 해먹고, 영적관리가 잘 안된다"며 "이들에게 필요한 건 조건 없는 사랑이다. 어려움이 있을 때, 힘들 때 항상 얘기를 들어주고 옆에 있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통일소망선교회는 탈북 신학생을 대상으로 1년에 1~2번씩 세미나를 개최한다. 특별히 신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컴퓨터 기술이나 전도양육법 등 실제 사역에 필요한 다양한 훈련의 장을 마련한다.
 
탈북 신학생 이수복씨는 "세미나를 통해 파워포인트 만드는 방법, 책 읽고 서평 쓰는 방법 등을 배우게 돼서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통일선교회의 도움으로 걱정 근심 없이 책도 마음대로 사서 공부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탈북 신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결국 북한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믿는다"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들을 도울 때 목회사역의 정착을 넘어 북한선교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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