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철 전 감독,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 (사진제공=연합뉴스)

"유상철은 나와 한국 모두에게 진정한 영웅이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사상 첫 4강 진출의 신화를 지휘한 '명장' 거스 히딩크(75)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50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애제자'인 고(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그리며 추모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거스히딩크재단(이사장 거스 히딩크)의 함상헌 사무총장은 9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유상철 감독의 사망 소식을 듣고 히딩크 감독에게 곧바로 연락을 드렸다"라며 "히딩크 감독이 크게 마음 아파하셨다. 히딩크 감독이 직접 추모의 메시지를 이메일로 보내왔다"라고 밝혔다.

함 사무총장은 "히딩크 감독이 보낸 추모 메시지를 카드에 인쇄해서 전날(8일) 빈소를 방문해 직접 유가족에게 전달했다"라며 "유가족들도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해주셨다"고 설명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던 제자를 먼저 떠나보낸 히딩크 감독의 추모 메시지는 애절했다.

'그저 안타까운 마음'…축구인들 故 유상철 전 감독 빈소 조문

히딩크 감독은 "오늘 그대를 떠나보낸 건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슬픔입니다. 소식을 듣고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습니다(Nothing can be compared with your loss today. I am deeply saddened to hear this)"라며 "나는 그대와 같이 훌륭한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있었던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 시기에 그대는 나와 대표팀 전체에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You were for me and for the team a big inspiration in the time I had the privilege to work with such tremendous character!)"라고 전했다.

이어 "그대는 나와 한국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그대는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가 함께했던 추억, 그대의 미소와 환희는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You were a true hero to me and to your nation Korea. Now you leave us but the memories we shared together, your smile and joy will live among us)"라고 슬픈 마음을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난 당신을 사랑하고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편히 쉬소서(I love you and here I am with you. Rest in peace)"라며 추모의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함 사무총장은 "2019년 11월에도 유 감독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히딩크 감독에게 전달했을 때도 크게 마음 아파하셨다"라며 "히딩크 감독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데다 한국을 방문해도 자가격리를 해야 해서 빈소를 방문하실 수 없는 상태라 추모 메시지로 슬픈 마음을 대신했다"고 설명했다.

[진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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