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내에서 열린 반아시아계 증오범죄 규탄 집회 (사진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캐나다에서 아시아계 출신 주민의 절반 이상이 지난 1년 사이 인종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CBC 방송은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이 여론조사 기관인 앵거스 리드 연구소와 공동으로 아시아계 캐나다인의 인종차별 실태에 관해 여론조사를 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인종차별 사건을 겪은 응답자가 58%에 이른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8%는 인종차별을 '항상' 또는 '자주' 겪는다고 밝혔으며, 저소득층이나 젊은 층일수록 더 심한 형태의 차별을 경험했다.

앵거스 리드의 샤치 컬 대표는 젊은 층의 반응과 관련해 "이들이 일선 현장에 나가 있거나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것"이라며 "재택근무나 자가용 이용보다는 대중교통 이용이 더 많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인종차별 경험의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53%는 '상처를 받고 영향이 지속된다'고 밝혔고, 38%는 '힘들지만 참아낼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을 통해 6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국계가 58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계로 확인됐다.

캐나다에서는 특히 아시아계가 다수 거주하는 BC주 밴쿠버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밴쿠버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증오 범죄는 전년도보다 두 배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총 9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2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밴쿠버 경찰은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특별전담반을 가동하고 있다.

[천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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