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이 한 달 반가량 남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할 방역망 허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여자 소프트볼 호주 대표팀 선수단(사진 출처=연합뉴스)

우선 대회를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선수단 관계자와 현지인의 접촉을 차단하거나 최소화하는 방역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우선 제기된다.

일본 보건 당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위해 일본에 입국하는 선수단 등이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공간인 이른바 '버블(거품)' 속에 머물게 한다는 구상이지만 연인원으로 약 30만 명에 달하는 현지 관계자들이 이 거품 막을 들락거릴 것으로 보인다고 도쿄신문이 4일 보도했다.

통역, 경비, 교통, 청소 등에 종사하는 이들을 포함해 현지인 약 30만 명이 선수를 비롯해 대회를 위해 일본에 입국한 이들과 접촉하지만, 이들을 위해 준비된 백신은 약 2만 명분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다만 도쿄신문이 지목한 30만 명은 연인원이라서 이 가운데 일부는 동일 인원일 가능성이 있고, 이들 전원이 접종한다고 가정할 때 실제 필요한 백신의 양은 30만 명분보다는 적을 것으로 추산된다.

선수 등을 위한 백신은 이와 별도로 제공된다.
선수단을 비롯한 일본 입국자를 거품 막으로 완전히 둘러싸는 것은 애초에 어려워 보인다.

대회를 위해 입국하는 약 9만3천 명은 검역소장이 지정한 시설에서 격리하는 '정류'(停留)를 면제받는 대신 선수촌이나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호텔에서 사흘간 대기한다.

하지만 선수나 일부 대회 관계자들은 연습이나 대회 운영 등을 위해 외출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들과 접촉하는 현지인 다수가 대회 기간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므로 이 과정에서 감염을 확산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버블 방역의 불완전성은 앞서 실시된 국제대회에서도 확인됐다.
펜싱(3월, 헝가리), 레슬링(4월, 카자흐스탄), 유도(5월, 러시아) 등의 대회가 버블 방역 방식으로 실시됐는데 일본 선수가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의 방역 대책은 선수단을 비롯해 경기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에게 집중돼 있는데 이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회가 열리면 길거리나 공공장소 등에서 단체로 응원을 하는 등 인파의 이동이 증가해 경기장 외부에서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구성한 전문가 회의인 코로나19 대책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尾身茂) 회장은 "스타디움 내에서의 일만 생각해서는 감염 대책이 될 수 없다"고 3일 참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저널리스트나 스폰서(후원자)의 플레이북(방역 규범집) 준수가 선수보다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회 관계자들이 수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는 것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일본 방역 당국은 의료 종사자가 부족한 상황 등을 고려해 이들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타액을 이용한 항원 검사와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하고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에 대해서만 코에서 체액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할 계획이다.

하지만 타액을 이용한 검사는 식사나 양치질 직후에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를 닦거나 식사를 하고 최소 10분 이상, 가능하면 30분 정도 지난 후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침을 공표했으나 시합을 앞두고 양성판정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한 선수가 고의로 검사 전에 음식을 먹거나 양치질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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