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죽어 간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기후 변화로 인한 삼림 파괴로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통상적으로 접해온 지구 종말의 경고다. 상식처럼 돼버린 이런 말을 뒤집는 주장이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죽어 간다'는 지구 종말의 경고를 접해왔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말들이 과학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사진출처=연합뉴스)

환경종말론의 한계…사실과 다른 정보 다수
지구와 동물을 위해 온 노력, 착각일 수 있다 주장
'환경·에너지·경제' 동반 발전  환경주의 지향해야


"당신이 안다고 믿는 환경주의는 과연 옳은가"

2008년 타임이 선정한 환경영웅 마이클 셸런버거는 30년간의 현장 활동과 연구를 총결산한 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서 기후 변화를 둘러싼 논란, 특히 최근 만연하고 있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

기후위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오히려 당장이라도 지구가 끝장날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환경주의는 과학적 근거나 사실과 달리 상당히 과장돼 있으며, 환경문제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극곰의 개체 수가 줄어든 더 큰 요인은 인간의 사냥에 있으며, 아마존은 80%가 건재한 데다 식물들이 호흡하면서 산소를 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것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북극곰 개체 수를 위협하는 건 기후변화에 따른 얼음 면적 감소가 아닌 사냥이다. 그는 1960년대부터 2016년 사이 사냥당해 죽은 북극곰이 현재 남은 북극곰 수의 두 배가 넘는 약 5만 3,500마리에 달한다고 말한다.

 
 ▲부키/이클 셸런버거 지음/노정태 옮김/664쪽
저자는 또 기후 위기에 대한 정보 가운데 기존에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정보를 제시하기도 한다. 풍력발전은 기류를 타고 이동하는 철새와 곤충을 죽여 생태계를 파괴하고, 종이가방은 제조 과정에서 비닐봉지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등 지금껏 지구와 동물 보호를 위해 해온 노력들이 되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그의 견해다.

또 오늘날 최악의 쓰레기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 플라스틱이 발명돼 거북 껍질과 상아를 대신하면서 바다거북과 코끼리를 살렸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천연 소재를 사용하자는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자연을 지키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책은 지난 30여 년간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줄어들었다며 통계를 제시한다. 유럽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보다 23% 낮고, 미국은 2005~2016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15% 감소했다고 전한다.

저자는 이를 근거로 지구 평균 기온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전환적 순간)인 4℃가 아니라 2~3℃ 상승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저자는 "석탄에서 천연가스와 원자력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룬 덕분"이라며 "기후 활동가들이 반대하는 기술과 경제 성장의 힘으로 기후 변화를 막아내고 있다"고 강조한다.

일종의 세속 종교가 됐다고까지 환경주의를 비판으로 몰아간 그는 '환경 종말론'에 맞서 환경과 에너지, 경제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지는 환경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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