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로 ‘한 방’을 노리는 2030세대가 늘어나며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대학생 회원 1,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25%(약 437명)는 최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답변했다. 청년 4명 중 1명은 소위 ‘코인 열풍’에 동참한 경험이 있는 셈이다.

이들이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높은 수익률(33%), 낮은 진입장벽(31%), 계층 상승 기회(15.1%) 등을 이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은 가상화폐 투자의 ‘큰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국내 4대 가상화폐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투자자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1~3월) 신규 실명 계좌 설립자 249만 5,289명 중 20대와 30대 비중은 각각 32.7%(81만 6,039명), 30.8%(76만 8,775명)로 나타났다. 신규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6명은 2030 세대가 차지했다.

이들의 투자 열풍은 스터디를 꾸려 모이는 것으로 이어졌다.

대학원생 이 씨(30)는 “최근 동호회를 만들어 주식 스터디를 시작했다”며 “매주 2시간씩 화상으로 만나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은행 저축으로 돈을 모으거나 청약통장으로 집을 사는 일은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는 것을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주식 투자자로 나섰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한) 씨(29는 “요즘 회사에서든 친구들과 만나든 다 주식, 코인 이야기밖에 안 한다”라며 “평소 투자에 관심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다 하는 걸 보면서 유튜브를 통해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2030세대가 청약저축에 드는 것을 포기하거나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투자하는 ‘빚투’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한은행이 지난 달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는 지난해 전국 만 20~64세의 경제활동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소득과 지출, 자산과 부채, 저축과 투자 등의 경제활동을 분석한 결과, 20대 주식투자자의 마이너스통장 부채 잔액이 2019년 75만 원에서 2020년 131만 원으로 75% 크게 늘었다.

저축 관련 상품 비중에서도 20대는 주식을 크게 늘렸다. 2019년 월 저축액의 절반 이상인 52.2%를 적금하고, 청약저축처럼 안정적인 상품에 넣었으나 2020년에는 45.0%로 줄였다. 대신 주식 비중을 10.4%에서 19.9%로 2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는 회사원 정 모 씨(36)는 “앞으로 물가, 집값 등 모든 게 가파르게 치솟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현금만 쥐고 있지 말고 어디에든 투자하라는 직장 선배 말을 들었다”라며 “솔직히 쥐꼬리만 한 월급 받아서 월세와 생활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지 않나. 노동에만 의존하면 영원히 가난에서 탈출할 수 없을 것 같아 마이너스통장을 만들고, 투자처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경제학과 교수는 “취직하고 직장생활을 열심히 해도 평생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의 사라지니 젊은층이 투자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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