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및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가 ‘포용적인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주제로 지난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됐다.
 
탄소중립이란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하는 등 전 세계의 화두가 됐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탄소중립이라는 개념이 중요해진 지금 목회 현장에 있으면서 동시에 30년간 기독교환경 운동에 앞장선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유미호 소장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의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했다.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데일리굿뉴스
Q.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주된 활동을 설명하자면?
 
A. ‘살림’은 창조신앙을 기반으로 생태 리더십을 개발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 자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다. ‘함께’라고 표현한 것은 한국교회 안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이 길을 함께 걸어온 분들이 함께 기획하고 직접 교육하는 일들을 함께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탄소중립 쓰레기제로교회 교육워크숍’을 교회별로 신청을 받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대면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감사하게도 온라인으로 여러 교회의 신청자들과 워크숍을 잘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플라스틱프리’ 라는 캠페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한 번 쓰고 버리게 되는 쓰레기를 최대한 거절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소중한 지구를 함께 아끼고 보전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해서 교회가 심각성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피케팅을 일주일 한 번 거리에서 진행하고 있다.
 
Q. 교회에서 탄소중립을 향한 걸음을 걷는다면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A. 첫 단계는 무엇보다 탄소중립을 결심하는 것이다. 모임 규모가 갖는 한계는 있겠지만 결심만 단단하면 넘어서게 돼 있다. 교회와 사회 내 핵심 지도력이나 이 일의 가치를 아는 이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얻기라도 하면 양상은 달라진다.
 
다음은 교회가 책임져야 할 탄소배출량을 산출하고 그 출처를 분석하는 것이다. 전력소모량과 온수 및 난방 연료의 종류와 사용량, 각 교통수단의 운행 거리, 쓰레기 배출량 등을 살피되 그 의미를 해석해보는 ‘탄소중립과 생태전환교회 워크숍’을 가져봄이 좋다.
 
다음 단계는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멈추기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선택해 행동하는 것이다. 진행 중 체계적인 모니터링은 필수다. 그래야 마지막 단계에서 거둔 성과를 평가하고 아쉬운 점을 되짚어 전 과정을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기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Q. 30년 동안 교회 안에서 환경운동가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인데, 환경 분야에서 사역하게 된 계기는?
 
A. 30년 전에 우연한 기회로 하게 됐다. 신학을 공부하고 있을 때에 앞으로 내가 헌신하고 사회 속에서 투신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에 우연한 기회에 기독교 환경운동의 전신(前身)과도 같은 한국공해문제연구소 소장을 인터뷰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굉장히 나를 끌어당기는 그 무엇인가를 느끼게 됐다.
 
당시 나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필연에 의한 부르심의 자리에 서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하면서 속상하고 서운한 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의 부르심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이곳을 지켰다. 특별히 혼자서라면 이 일을 할 수 없는데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늘 지지받고 용기 얻어서 계속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환경운동에 앞장서온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의 환경·생명사랑과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일터의 현장. ⓒ데일리굿뉴스

Q. 코로나 사태로 늘어난 일회용품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이것만은 꼭 실천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A.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윤리적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우리가 먼저 최소한의 것을 간직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 소중한 지구와 그 안의 생명들에 집중하게 되길 바란다.
 
올 한해 우리가 먼저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서로 격려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되, 때로 물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가보면 좋겠다. 지금의 모든 쓰레기 문제들은 결핍이 아니라 과잉의 문제이다.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주셨는데, 내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묵상하고 그것이 어떤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것인가를 봐야한다. 똑같은 것이라도 얼마큼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탐욕으로 인해 생산된 물건이 얼마나 많은 자원을 추출하고, 물건을 생산, 유통, 소비, 폐기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양산했는지 같이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의 기본적 필요를 채우는 물건을 볼 수 있는 안목도 키울 수 있다. 우리가 먼저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물건을 선택해 쓴다면, 물건을 함부로 대하거나 쉽게 버리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면 물건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관심을 가지게 돼 물건이 생산되어 유통되고 소비되다가 폐기되는 전 과정에 관심을 두게 되고, 그 모든 자리에서 쓰레기제로에 도전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이은용 선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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