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2살에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있다. 길거리의 스포츠에서 올림픽 종목으로 정식 채택된 스케이트보드 종목 선수들이다.
 
▲영국 스케이트보드 신동 스카이 브라운(사진 출처=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개최국인 일본 국가대표팀의 최연소 선수는 히라키 고코나다.
2008년 8월 26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히라키는 올림픽이 다 끝난 뒤에 13번째 생일을 맞는다.

영국의 도쿄올림픽 최연소 국가대표 스카이 브라운도 스케이트보드 선수다. 2008년 7월 12일 태어난 브라운은 올림픽 개막일인 7월 23일을 11일 앞두고 13세가 된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MZ세대'의 막내뻘이거나 그 이후 세대에 속하는 어린 선수들이다.

스케이트보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젊은 세대를 올림픽으로 끌어들이고자 채택한 종목이다. 도쿄올림픽은 물론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들 10대 소녀는 도쿄올림픽에 최연소로 출전하는 것을 넘어 사상 첫 스케이트보드 올림픽 메달에 당당히 도전하고 있다.

히라키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스케이트보드 대회 '듀 투어'에서 여자 파크 5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히라키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 13세의 나이로 출전한 여자 수영 다케모토 유카리가 보유한 일본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 타이틀을 가져갔다.

도쿄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출전자는 이달 말 발표되는 올림픽 포인트 랭킹 순으로 정한다. 스트리트·파크 2가지 종목에 남녀 20명씩 출전하며, 성별·종목별로 국가당 3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히라키는 "늘 그렇듯 긴장하지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즐기려고 했다"며 듀 투어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비결을 설명했다.

히라키는 듀 투어에서 획득한 포인트로 여자 파크 올림픽 포인트 랭킹 6위가 됐다.

랭킹 1위 오카모토 미스구(15), 2위 요소즈미 사쿠라(19)를 이어 일본 여자 선수 중 3위에 오르면서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모두 10대 선수들이다.

여자 파크 올림픽 포인트 랭킹 3위인 브라운도 영국의 역대 하계올림픽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을 썼다.

영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브라운은 일본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다.
수년 전부터 '스케이트보드 신동'으로 유명했던 브라운은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도 있었지만, 영국을 대표하겠다고 직접 선택했다.

이유는 "영국팀은 나에게 '부담 주지 않을 테니 즐기면 된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브라운은 지난해 훈련 중 크게 다쳤다. 두개골 골절과 심각한 팔 부상을 당했다.

"헬멧을 안 썼더라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지금은 완치한 브라운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자체가 굉장하고, 정말 재밌을 것"이라며 "하지만 메달을 따면 정말 멋질 것이다. 금메달이나 아무 메달을 따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스케이트보드 조현주, 나이키의 '우리 힘을 믿어' 활동 모델로 참여(사진 출처=연합뉴스)

한국에도 10대 스케이트보드 소녀가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를 단 조현주(14)다.

조현주는 어리지만, 국내에서 가장 유망한 스케이트보드 선수로 꼽힌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캠페인 모델로도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종목에서 조현주 등 태극마크를 단 선수를 볼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조현주의 여자 파크 올림픽 포인트 랭킹은 140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 등으로 2020년부터 올림픽 랭킹 포인트가 걸린 대회에 전혀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랭킹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조현주 등 한국 선수들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듀 투어는 물론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서 진행 중인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 세계선수권대회(5월 30일∼6월 6일) 출전도 포기했다. 나이가 어려 백신 접종이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 됐다.

다만 일본·미국·브라질 등 스케이트보드 강국도 종목별로 3명까지만 올림픽에 내보낼 수 있어 조현주에게 기회가 돌아올 '일말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있다. 일단 최종 출전자 명단이 확정될 때까지 지켜보는 상황이다.

대한롤러스포츠연맹 관계자는 "올림픽 티켓 획득 가능성이 크지 않고 코로나19로 훈련도 제대로 못 한 상황이어서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가 없었다"라며 "일단은 다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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