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상담 인기
익명성·쉬운 접근성 선호
교회 차원 ‘쌍방향 콘텐츠’ 제작 필요


“즉각적으로 신앙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 유튜브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코로나 시대, 유튜브가 신앙상담의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교회활동은 물론 성도간 교제가 줄다보니, 신앙고민이 생겨도 털어 놓을 데가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기독 청년인 인재민 씨(25)는 “코로나19로 개인 시간이 많아지면서 여러 신앙 고민이 생겼는데, 교회도 제대로 못가고 교제도 할 수 없다보니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없어 많은 부분을 놓치고 사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전국 만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속 신앙생활의 어려운 점’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40%가 ‘교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도간 교제’는 신앙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신앙생활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튜브에서 이뤄지는 온라인 신앙 상담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목회자들의 설교와 찬양 등이 유튜브 기독 콘텐츠로 각광 받았다면 이제는 ‘고민상담’이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소재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성도들 삶 속에서 일어나는 고민을 직접 나누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쌍방향 콘텐츠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종리스찬TV' 이종찬 전도사.(사진출처=종리스찬TV)


그동안 대면으로 진행됐던 교회 상담이 코로나19 이후 힘들어 지면서, 특히 청년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유튜브를 찾고 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채널이 종리스찬TV다. 해당 채널을 운영하는 이종찬 전도사는 지난 2년간 유튜브 채널을 통해 5,000건이 넘는 고민 상담을 해왔다. 매주 SNS로도 50건 가량의 고민 상담을 하고 있는 데, 상담을 요청하는 대다수가 청년들이다.

이 전도사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청년들은 교회 내에서 어렸을 때부터 자라오다 보니까 서로 너무 가깝고 친해서 자신의 깊은 속 얘기와 치부를 얘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다 보니 익명성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즉각적인 답을 들을 수 있는 유튜브에 청년들이 몰려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도사는 “신앙 생활을 유지하는 일종의 패러다임이 전환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청년들이 유튜브를 통해 신앙 고민을 해결하고 있는 만큼, 교회 차원에서도 복음적이면서 문화적인 요소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Kei is loved'의 Kei.(사진출처=Kei is loved)


유튜브의 낮은 문턱, 즉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도 고민 상담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기독교인은 술 마시면 안되나요?’라는 영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유튜버 Kei의 경우 전문 사역자가 아닌 평신도다. 기독교인이라면 가지게 되는 공통적인 신앙 고민을 쉽게 나눌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점이 구독자들로 하여금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실제 Kei는 개인 SNS 메시지로 “상담 영상을 본 뒤 신앙 고민이 해결됐다”는 친근한 피드백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Kei는 “목사도 아니고 신학생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 신앙 이야기를 하는 것에 많은 분들이 호감과 흥미를 느끼시는 것 같다”며 “평소에 하던 소소한 고민들에 저의 이야기를 담아서 쉽게 풀어냈을 때 많은 분들이 크게 공감해주셨다”고 말했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과거엔 교회나 단체 등 일부 기관에서 생산하는 콘텐츠가 주였다면 코로나19 이후 일반 성도들까지 콘텐츠 생산자로서 활발하게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성도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콘텐츠 등 소통이 중심이 된 쌍방향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도 선정성 문제 등 명암이 있는 만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지키며 참여하되, 유튜브 문법에 맞는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복음을 증언하는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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