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 원장 ⓒ데일리굿뉴스
한의학에선 일 년을 다섯 계절로 나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에다가 여름과 가을 사이에 ‘계하’(季夏)라는 계절을 하나 더 두는 것이다. 계하란 ‘여름의 끝’이란 뜻이다.

여름과 여름의 끝을 굳이 구분하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지만 사실은 장마철의 뜻이 더 깊다. 여름을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과 뜨거운 여름으로 나눈 것이다.

각 계절별로 고유의 기운이 있는데 이를 오기(五氣)라고 부른다. 봄에는 생(生), 여름에는 장(長), 계하에는 화(化),가을에는 수(收) 그리고 겨울에는 장(藏)이다. 봄에는 기운이 움트고, 여름에는 자라며, 계하에는 무르익고, 가을에는 거두며, 겨울에는 저장한다는 뜻이다.

이제 봄이다. 봄은 생의 기운을 받는 철이다. 겨우내 땅속에서 죽은 것처럼 움츠리고 있던 것들이 봄이 돼 새로 꿈틀거리며 돋아나는 것이다. 그래서 봄의 기운을 생이라고 부른다.

겨울에는 당연히 추워야 하는데, 겨울이 춥지 않으면 봄에 역병(전염병)이 돈다고 했다. 겨울이 꽁꽁 추워야 모든 잡균들이 박멸되고 얼어 죽어야 봄에 파릇파릇 건강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다.

지난 겨울처럼 얼음 한번 얼지 않고, 제대로 겨울철 눈과 같은 눈이 제대로 오지 않으면 봄에 역병, 즉 전염병이 돌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가 더워져서 지난겨울에 춥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봄에는 생의 계절인데 기운이 동하듯 우리 몸의 기(氣) 즉, 기운도 활발히 흐르기 시작하는 때이다. 봄은 특히 간(肝)의 계절인데, 봄에는 간의 기운이 충실해져서 간 기능 회복으로 사람이 힘이 나는 시기이다.

그래서 평소 간이 안 좋거나 간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봄에 산뜻한 봄나물, 봄채소들을 많이 먹음으로 간 기능을 크게 도울 수 있다.

한의학에서 봄의 색깔은 녹색인데 대부분의 풀이나 약초, 그리고 채소들의 색깔이 녹색이기 때문에 봄은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촉진시켜주는 좋은 계절이다.

따라서 봄을 봄답게 활용하려면 녹색풀이나 채소, 과일 등을 많이 먹어야 한다. 우리들의 마음에도 꽁꽁 언 얼음들이 이제 봄을 맞아 좀 녹았으면 좋겠다.

[김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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