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최초 성경전래지기념관에 전시된 1,100년 전 세퍼토라 ⓒ데일리굿뉴스

1,100여 년 전 직접 손으로 쓴 모세오경 '세퍼토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국최초 성경전래지기념관(관장 이병무 목사)이 충남 서천 기념관에서 세퍼토라 특별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토라는 통상적으로 모세오경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직접 손으로 쓴 토라 두루마리를 세퍼토라라고 한다.
 
이번에 공개된 세퍼토라는 1,100여 년 전 양피지에 모세오경을 옮겨 적은 필사본이다. 길이가 27m 달한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쓰인 히브리어에서 어려운 환경 가운데 말씀을 붙잡고 신앙을 지켜낸 당시 유대인 서기관들의 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관람객들은 1,100년 된 세퍼토라의 발자취를 살펴보며 경이로움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세퍼토라를 처음 접하는 순간 소름이 돋고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감동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관람객은 서기관의 마음을 되새기며 성경에 대해 다시 한번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군산에서 기념관을 찾은 조철준 목사(큰빛교회)는 “많은 종류의 성경이 있는 이 시대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귀중한 마음으로 쓴 것을 우리가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하나님 기적의 역사”라며 “앞으로도 성경에 대한 귀중함과 소중함을 가지고 성경을 정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퍼토라에 쓰인 히브리어를 보며 당시 필사한 서기관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데일리굿뉴스
 
전시를 개최한 성경전래지기념관에 따르면 이 세퍼토라는 디아스포라인 레위 지파 한 가문에 의해 쓰인 것으로 최근까지 회당에서 실제로 사용됐다.
 
관장 이병무 목사는 “전시된 세퍼토라는 BC 580여 년 전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 이스라엘로 돌아가지 못하고 당시 대만(현재 예멘) 지역에서 디아스포라로 생활하던 레위 지파의 ‘일라나’ 가문에 의해 쓰였다”며 “예멘 지역 유대인들이 100여 년 전 시오니즘으로 이스라엘에 돌아올 때 세퍼토라를 가져와 최근까지 예루살렘에 있는 예멘 회당에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스라엘에서 토라 매매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구매가 가능하다 해도 가격이 천문학적이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토라는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 목사는 한국최초성경전래사업회의 노력과 쥬엔바이블칼리지 총장 김형종 박사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김 박사는 이스라엘 회당 관계자와의 협의를 통해 1,100년 된 세퍼토라를 확인하고 이를 사용하던 예멘회당 요하난 랍비와 관계자들의 동의를 얻어 기증이 이뤄지도록 힘썼다.
 
이 목사는 “회당 측 관계자들이 세퍼토라를 기증하기로 한 데는 한국 최초의 성경 전래지라는 역사적 장소와 기념관이 갖는 의미가 컸다”며 “김형종 박사가 중간에서 이러한 뜻을 잘 전달했고 2018년 세퍼토라를 기증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념관은 그동안 수장고에 보관해온 세퍼토라를 3년 만에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위해서다. 
 
이 목사는 “코로나19로 온 성도들의 마음이 굉장히 위축되고 무거워져 있을 텐데, 1,100년 전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옮겨 적은 세퍼토라를 보면서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위로받고 말씀 중심의 신앙으로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 목사는 “1,100년의 긴 역사가 스며져 있는 토라를 200여 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이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매년 두 차례 전시를 열어 세퍼토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퍼토라 전시회는 오는 20일(화)까지 진행된다.    
 
 ▲한국최초 성경전래지기념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충남 서천 마량포구 뒷편에 세워졌다.ⓒ데일리굿뉴스

[천보라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