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영화 시장에서 주목받은 영화 '미나리'와 '기생충'. 

2년 연속 파란 일으킨 한국어영화
앞으로의 과제 ‘콘텐츠 내실 강화’


최근 전 세계 대중문화 시장에서 집중 조명을 받는 콘텐츠는 단연 한국이다. 한국계 창작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K팝과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서사가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어가 주로 사용된 두 작품이 2년 연속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두 작품은 한국과 한국인 고유의 문화와 정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만, 그 안에서 빈부격차와 안정된 삶에 대한 욕구라는 세계 공통의 화두를 건드리며 보편성을 확보했다. 국적을 가리지 않는 공감대를 만들어 낸 것이다.

‘기생충’의 경우 반지하라는 한국만의 기이한 거주 공간과 계단으로 표현된 계급의 격차가, ‘미나리’의 경우 1980년대 아메리카드림을 품고 이주한 수많은 한국인의 생활 모습과 미나리가 상징하는 새로운 땅에 심은 정착 의지와 희망, 가족애가 그렇다.

두 작품이 녹여낸 공통의 정서에 대한 공감대는 수상 행진으로 이어졌다.

‘기생충’은 2019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서 시작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과 영국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각본상, 미국배우조합(SAG) 앙상블상, 세자르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전미·LA·뉴욕·시카고 등 미국의 주요 비평가협회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외국어영화상·감독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까지 파죽지세로 이어갔다.

‘미나리’는 지난해 1월 미국 최고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으로 출발했다.

미국영화연구소(AFI) 올해의 영화상과 전미비평가위원회 여우조연상, LA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영화상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90관왕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32개가 윤여정이 받은 여우조연상 등 연기상 트로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개봉한 저예산 독립영화인 ‘미나리’는 수상 기록과 흥행에서는 조금 뒤처지지만, SAG 앙상블상으로 만족해야 했던 ‘기생충’이 못다 이룬 한국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 연기상을 품에 안을지 기대를 높인다.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등 한국 서사가 이처럼 세계에서 줄기를 뻗어 올린 데는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아태(아시아태평양)지역 콘텐츠 총괄은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배경으로 “훌륭한 작가와 감독, 배우가 많아 다양하고 수준 높은 스토리가 많이 나온다”며 “또 작품이 가진 감정과 감수성이 뛰어나다. 다른 나라 콘텐츠들보다 감정의 디테일에 많이 집중한다. 그래서 공감이 더 생긴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인기 타고 ‘K콘텐츠’ 제작 쏟아져

한국 작품들의 연이은 성공에 ‘K 콘텐츠’ 제작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넷플릭스, 애플TV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등은 한국계 창작자의 이야기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미국 애플의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는 재미교포 1.5세인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를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간 조선인 가족의 험난한 삶을 4대에 걸쳐 그리는 작품으로 ‘미나리’의 윤여정과 한류스타 이민호 등이 출연한다.

이제 ‘K콘텐츠’는 한류를 넘어 세계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제2, 제3의 ‘기생충’이나 ‘미나리’를 계속적으로 배출하려면 콘텐츠 발굴 등 내실을 다져야할 때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성균관대 문화융합연구소는 “한류 발신국인 한국이 계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안주하지 않고 문화콘텐츠의 수출과 수입, 쌍방향 문화콘텐츠 교류,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국제사회 공헌사업 등 다각적인 접근과 함께 K콘텐츠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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