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한 개척교회가 이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동네 청소는 물론, 상권을 소개하는 리플릿을 만들어 홍보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예가교회(조경민 목사)가 지역상권 살리기에 나섰다.ⓒ데일리굿뉴스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상권 살리는 '예가교회'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한 골목길. 주변 상권들이 영업을 시작하기에 앞선 이른 새벽, 예가교회 조경민 목사가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매일 새벽 기도를 마친 후 진행되는 조 목사의 하루 일과다.
 
예가교회는 2019년 11월에 설립됐다. 개척한지 얼마되지 않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조경민 목사 역시 전도와 사역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 조 목사는 함께 어려움을 겪는 주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교회 주변 상권을 소개하는 ‘우리 동네 단골집을 소개합니다’ 리플릿 제작에 나선 것이다.
 
조경민 목사는 “코로나19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떠오르는 것처럼 우리 교회도 어려웠다”며 “그런데 저희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밖에 분들도 다 어려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 주변의 한 식당은 문을 닫고 떠나 마음이 아팠다”며 “예가교회가 주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리더가 되어서 공교회성을 실천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교회 주변에 있는 식당, 세차장, 빵집, 카페 등을 직접 방문했다. 이후 다녀온 느낌을 살려 이들 상점을 소개하는 리플릿을 재능기부로 제작했다.
 
교회에 대한 설명은 한 글자도 없이, 오직 상권들의 정보만 담았다. 길거리에서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조 목사의 몫이었다.
 
예가교회의 리플릿은 실제로 주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큰 힘이 됐다.
 
김영태(서울 은평구 A 상점) 씨는 “교회에는 다니지 않지만, 리플릿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거 보시고 주변 상인 분들도 힘을 내시고, 어려운 시기에 힘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희국(서울 은평구 B 상점) 씨는 “요즘 같이 힘든데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신경써 주는 모습에 울컥했다”며 “아직까지는 우리 사회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조경민 목사는 교회 주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직접 방역을 돕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성품학교, 1박 2일 옥상 가족 캠프 등 어린이와 가정 사역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조경민 목사는 “주민들이 목사로만 보기보다는 이웃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며 “맛있는 거 있으면 나눠주고,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예가(家)교회는 앞으로도 예수님의 집이라는 교회 이름처럼, 거룩한 공교회성을 가진 교회를 목표로 지역을 섬기는 사역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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