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소원면 앞바다에서 한 어선이 수면 위로 떠오른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해양쓰레기 전년 대비 28% 늘어
해양생태계 위협…식음료 악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늘어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해양생태계는 물론 국민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13만8,362톤이다. 전년 대비 28% 늘었다. 해안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보면 83%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바다 생물이 먹이로 착각해 삼키면서 죽음에 이르게 한다. 고래와 바다거북 등 비교적 덩치가 큰 해양 생물의 플라스틱 섭식은 1970년대부터 보고됐다.
 
더 큰 문제는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쌓이는 미세 플라스틱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동해안인 울산만과 영일만에서 ㎥당 4개를 넘는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부산 연안해역과 광양만 등 남해안 해역에서도 각각 1.35, 1.65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지중해, 북태평양 등과 비교해 10배나 많은 수치다.
 
바다 속 미세플라스틱은 어패류 등 수산물에도 축적되고 있다. 식약처가 국내 유통 중인 다소비 수산물 14종 66품목을 조사한 결과, 평균 1g당 0.47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천일염에서는 그램당 2개가 넘게 발견됐다.
 
국토환경정보센터 관계자는 “미세플라스틱들이 해수면을 떠다니다가 유해 화학물질을 흡수하면 고농축 독성물질로 변하게 된다”며 “이를 플랑크톤이 먹이로 오인해 먹게 되고 먹이사슬에 라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된 해산물이 결국 우리 식탁에까지 오른다”고 설명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은 약 2,000개에 달한다. 무게로 환산하면 신용카드 한 장(5g) 수준이다. 한 달이면 칫솔 한 개를 먹는 셈이다.
 
미세플라스틱의 주된 섭취 경로는 음용수다. 마시는 물을 통해 매주 1769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쌓인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해양환경전문가그룹(GESAMP)은 나노미터 단위(10억분의 1미터)의 미세플라스틱은 세포벽을 통과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유엔환경계획(UNEP)도 2016년 나노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태반과 뇌를 포함한 모든 기관 속으로 침투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플라스틱 등 해양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2023년부터 친환경 부표 사용을 의무화한다. 2022년부터는 폐어구나 폐부표를 가져오면 보증금을 되돌려 주는 어구·부표 보증금 제도를 시행한다.
 
도서지역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수거·처리할 수 있는 정화운반선 7척을 건조해 보급하고, 해안가 쓰레기 수거를 전담하는 '바다환경지킴이'도 확충한다. 미세 플라스틱 사용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하천으로 유입되는 쓰레기도 합동 수거하기로 했다.
 
장마철 전에는 한 달간 집중 수거기간을 운영해 댐 상류와 하천변의 쓰레기 수거를 강화하고, 주요 유입지점에는 차단막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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