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지에서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아직 백신이 공급되지 않은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및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의 우려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유행하는 가운데, 정부는 모든 외국인 입국자에 대해 유전자증폭 검사(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사진=연합뉴스)
  
세계 각지로 퍼진 '변이 바이러스'
기존 보다 전파력 최대 70% 강해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는 유럽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북미, 중남미,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 퍼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 프랑스, 터키, 호주, 칠레 등 지난 3일 기준 최소 33개국. 영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변이 바이러스 발견 사례를 보고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국가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B.1.1.7'로 명명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증상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전파력은 최대 70%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한 영국의 피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영국은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이어 5만명를 나타내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도 30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증가세는 변이 바이러스의 강한 전파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를 입증할 연구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영국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은 자국 내 확산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기존 코로나19 감염자 각각 1,769명을 비교하는 추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사람이 감염될 확률은 15%로,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보다 5%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자 세계 각국은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영국발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40개국 이상으로 늘었고, 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서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문제는 또 다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다. 이미 남아공에서 '501.V2', 나이지리아에서는 'B.1.207'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가 각각 발견됐다.
 
특히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와 우려가 크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변이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리처드 러셀스 박사 말을 인용해 "남아공 변이가 영국 변이보다 개인 간 전파에 더 효율적"이라며 "백신 및 재감염에 관련한 걱정이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남아공에서는 자국 내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직후 하루 1만 5,0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누적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확산 속도도 빠르다. NYT는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 남아공을 넘어 영국과 프랑스, 스위스, 호주, 잠비아 등지의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영국·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가 매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전파의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아직 백신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사망한 80대 남성에게서 사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자 불안감마저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영국발에 이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모든 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 검사(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 확산한 상황에서 현재 방역대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전염력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대응책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인데, 현재로서는 (확산세를)잡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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