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대중문화계의 어려움은 올해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취소하거나 연기한 한류 아이돌의 월드투어와 콘서트, 신작 영화 개봉 등 오프라인 행사는 여전히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가운데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다른 미국 OTT도 한국 진출이 예고돼 있어 대중문화의 기반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추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시설관리팀 직원들이 객석을 소독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여전히 불투명한 공연 재개

한류 아이돌의 오프라인 공연, 특히 해외 투어가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 속에 K팝 업계는 새로운 사업 전략 모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 콘서트와 팬미팅 등 비대면 콘텐츠가 ‘디폴트’로 자리 잡으면서 공연 송출 수단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려는 업계 내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

당분간은 공연을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나고 교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팬덤 비즈니스를 개척하려는 시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초 출시를 준비하는 ‘유니버스’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위버스,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등 K팝 팬덤을 상대로 한 플랫폼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아이돌 IP(지식재산)를 활용한 2차, 3차 콘텐츠 제작도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된다면 일부 대형 K팝 기획사들을 제외한 중소 엔터테인먼트사들과 인디 음악계는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한편 지난해 눈부시게 활약한 방탄소년단(BTS)의 행보도 주목된다. 특히 이들은 한국시간 2월 1일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오른 상태여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봉 일정 못 잡는 영화들…‘미나리’ 아카데미?

올해 개봉을 앞둔 영화는 대부분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개봉을 포기한 대작들이 주를 이룬다. 다만 어느 배급사도 여전히 구체적인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라이브 녹음에 도전한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 영화 ‘영웅’, 모로코에서 촬영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이준익 감독의 흑백 사극 영화 ‘자산어보’ 등이 대표적이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유례없는 팬덤을 만든 변성현 감독의 신작 ‘킹메이커’, 송강호·이병헌·전도연·임시완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의 후속작인 김한민 감독의 ‘한산:용의 출현’ 등은 올해 기대작으로 꼽힌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들도 신작을 준비 중이다. 박찬욱 감독은 탕웨이, 박해일과 함께 ‘헤어질 결심’을 촬영 중이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가 출연하는 ‘브로커’(가제)로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 ‘미나리’가 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파란을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미나리’는 브래드 피트의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지만,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스티븐 연과 한국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했다. 아카데미에 앞서 열리는 크고 작은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여우 조연상을 받은 만큼, 한국 배우로서 처음으로 아카데미 상을 받을지 관심이 높다.
 
 ▲영화 '미나리'.(사진출처=연합뉴스) 

방송 콘텐츠 확대하는 넷플릭스, 유튜브, 웹

콘텐츠의 주된 플랫폼이 넷플릭스 등 OTT, 유튜브와 카카오엠의 카카오TV 등 웹으로 옮겨가는 현상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넷플릭스는 톱배우 전지현과 손잡고 오리지널 ‘킹덤: 아신전’과 ‘지리산’을 연이어 선보이겠다고 발표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 내 3차 한류를 재점화 한 것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장기화 속 국경과 무관한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들이 호평 받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마 시장 전체적으로는 넷플릭스와 CJ ENM을 위주로 수백억 원의 제작비와 호화 캐스팅을 바탕으로 한 ‘대작’과 웹을 기반으로 한 숏폼 콘텐츠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이고, 지상파 기성 드라마들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능 분야에서는 유튜브에서 흥행해 거꾸로 TV에 진출하는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올해 '가짜 사나이'가 TV 예능에도 ‘생존 장르’를 유행시키고, 유튜브에서 시작된 ‘깡’ 열풍이 MBC TV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프로젝트로 이어졌듯이 방송가와 유튜브의 공생 관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기독문화계,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기독문화계는 코로나 여파가 상단 기간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많은 사람이 모여 감상하는 오프라인 중심의 영화와 공연의 피해가 예상된다.

코로나 사태로 영화 제작과 배급이 멈추면서 기독 영화계는 현재 이렇다 할 개봉작이 없는 상태다. 공연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기독교 영화의 제작 소식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고전 영화를 재개봉하거나 디지털 리마스터스터링이 유행한 것처럼 기독 영화들도 옛 작품이 재개봉되는 형태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 속에 기독문화계의 흐름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유튜브 등을 통한 다양한 기독교 온라인 콘텐츠가 제작됐다.

필름 포럼 성현 대표는 “올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병행하는 한해가 되지 않을 까 싶다”면서 “이미 온라인 중심으로 무게가 많이 옮겨 갔기 때문에 기독문화계가 온라인이라는 특성과 문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개개인에게 무엇을 전할지 명확한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 개발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