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1990년 10월 3일에는 마침내 동독과 서독으로 갈라져 있던 독일이 공식적으로 통일을 선언했다. 베를린비전교회와 쥬빌리 베를린연합통일기도회는 10월 4일과 11일, 베를린비전교회에서 ‘독일통일 30주년 기념 통일세미나’를 개최했다.

1부 예배에서 김현배 목사(베를린비전교회)는 ‘부흥, 통일, 선교’(합 3:2)라는 제목으로 “하박국 선지자는 이스라엘의 부흥을 위해 기도한다. 이 수년 내에 부흥을 주시고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베풀어 달라고 기도한다. 우리나라는 분단 70년이 지났다. 왜 아직도 분단 상태인가? 우리도 하나님께 원망할 수 있다. 하지만 하박국처럼 우리의 생각과 태도를 바꿔야 한다. 이제 우리는 불평하지 말고 북한과 한국에 부흥을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통일을 주실 것이다. 부흥하고 통일된 국가로 세계선교를 감당해야 한다”고 전했다.
 
 ▲베를린비전교회와 쥬빌리 베를린연합통일기도회가 개최한 ‘독일통일 30주년 기념 통일세미나’에서 권영진 선교사가 발제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10월 4일 첫째 날 강의에서 권영진 선교사(독일 UBF/CMI, 서남아시아교육연합 선교회 공동대표)는 ‘독일 통일에서의 교회와 크리스천의 역할 - 우리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권 선교사는 “독일 통일에 있어서 중요한 점이다. 먼저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는 1969년 동방정책을 발표했다. 즉 접근과 교류를 통한 변화이다. 이산가족방문, 통신의 교환, 교회의 상호 방문 등이다. 또한 빌리 브란트에 이어 헬무트 슈미트, 그리고 헬무트 콜 총리가 동방정책을 계승했다는 것은 놀랍다. 헬무트 콜은 당이 다르지만 동방정책을 계속 이어갔다. 그리고 이 동방정책은 겐셔(Dietrich Genscher) 외무장관이 브란트, 슈미트, 콜 총리로 이어지는 동안 계속 그 자리를 지켰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꾸준한 정책이 독일 통일에 빛을 발했다.

나치 정권에 복종했던 독일교회가 슈투트가르트에서 사죄 고백한 후 1949년부터 매 2년 마다 동서독이 함께 ‘교회의 날’을 행사를 했다. 또 정부와 교회가 은밀하게 협력하고, 독일개신교회(EKD)는 1년 예산의 40%를 동독교회를 위해 사용했다. 옛 동독지역이었던 라이프치히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3명으로 시작했던 월요평화기도회는 목회자 2명, 평신도 1명으로 시작됐다. 이 기도회가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라이프치히 퓌러 담임목사는 산상수훈에 기초한 비폭력을 설교했고 시위대는 촛불만 들고서 ‘우리는 하나다(Wir sind ein Volk!)’를 외쳤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 결론으로는 “조건 없는 접근, 섬김의 신학, 작은 것으로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하는 동역의 중요성이다. 한국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이다. 그리고 오병이어를 드리는 것이다. 나의 작은 것을 주님께 드리는 것”임을 강조했다.

10월 11일, 둘째 날 강의에서 바그너 페니히 박사(베를린자유대학교 정치학)는 “한국과 독일: 분단, 정상화, 통일”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통역은 김바울 씨(베를린비전교회)가 맡았다.
 
 ▲베를린비전교회와 쥬빌리 베를린연합통일기도회가 개최한 ‘독일통일 30주년 기념 통일세미나’에서 바그너 페니히 박사가 발제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페니히 박사는 “한국과 독일은 공통점 보다 차이점이 더 많다. 독일은 분단은 됐지만 완전한 분리는 없었다. 한반도는 분단이며 분리이다. 한국은 독일식의 통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북한은 반대한다. 독일 정부는 통일정책을 행한 것은 아니다. 평화를 위해 긴장완화와 정상화를 원했다. 성공적인 정상화의 과정이 없다면 평화로운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독일은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으로 인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특히 1972년 동서 기본 조약인 서독이 동독을 국가로 인정한 이후 정상화 과정이 탄력을 받았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만남들이 빈번하게 있었다. 독일에서의 회담은 협력을 더욱 강화시켰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희망을 안고 시작됐음에도 결과는 실망으로 마무리가 됐다. 최근에는 개성에 설치된 남북한 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 독일통일은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 독일식 통일은 비용이 너무 든다. 동독 수준을 서독 수준으로 맞추려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바그너 박사는 “북한은 가난한 나라다. 북한 수준을 남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분단의 필요성이 없어질 때, 국민들이 원할 때, 통일이 현 상태보다 더 좋다고 생각할 때 통일은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정상화를 통해 교류의 문을 열면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북한 내부의 변화 없이는 통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분단은 결국에는 한반도의 문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강의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한 후 기념 세미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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