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WCA(회장 원영희, 이하 한국Y)가 여성평화순례 기념 행사를 열고, 한반도 평화와 사회공동체 회복을 위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단 포부를 밝혔다.
 
 ▲한국YWCA가 15일 2020년 한민족 여성평화순례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광주와 서울 등 지역 YWCA 회원들이 평화 순례를 상징하는 스카프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한국YWCA가 15일 서울 중구 서울YWCA 회관에서 '함께 이어가는 순례의 길'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2017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한민족 여성평화순례 -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올해 진행된 순례 행사 소감과 평화선언 비전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내용은 한국Y 유튜브 채널과 줌(zoom)으로 생중계 해 지역Y 회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볼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홀로 걷는 평화 순례'로

'한민족 여성평화순례'는 한반도 전쟁 종식과 완전한 평화를 기도하며 한라산부터 백두산까지 걷는 순례 프로그램으로, 한국Y가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했다. 한국Y 회원들은 창립 95주년인 2017년 한라산을 시작으로 96주년에는 지리산, 97주년에는 태백산을 차례로 올랐다.

한국전쟁 70년인 올해는 한국Y와 광주Y 주관으로 지난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홀로 걷는 평화 순례'를 진행했다. 초기 계획은 설악산을 오르는 일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각자의 자리에서 걸으며 평화와 순례의 의미를 성찰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홀로 걷는 평화 순례'에는 창립 98주년을 의미하는 98명의 평화순례단을 포함해 총 39개 회원YWCA에서 약 350명의 참가자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순례 기간 동안 상징이 담긴 손수건, 리플렛, 뱃지, 깃발 등을 가지고, 주변 장소를 걸으며 한 줄 기도문으로 생명과 평화, 화해와 치유 등을 위해 기도했다. 순례 참가 후에는 인증사진도 남겨 공유했다.
 
 ▲(위)한국YWCA 평화순례단의 2019년 태백산 순례사진. (아래)2020년 9월 진행된 '홀로 걷는 평화 순례' 인증사진(사진제공=한국YWCA)

여성들이 평화 순례를 하는 이유

한국Y가 평화를 위한 운동으로 '순례'를 하는 이유는 성찰과 기도, 순례의 여정이 화해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해(reconciliation)는 라틴어 conciliare에서 유래한 말이다. '연합하다, 모이다, 함께 걷다'(conciliare)의 뜻을 지닌다.

한국 Y는 '걷기는 성찰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걸음을 통해 우리의 조급함, 어리석음과 무뎌짐, 미움과 상처를 내려놓고 침묵 속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으며, 홀로 조용히 절대자와 만날 때, 나를 둘러싼 어그러진 관계들을 용서하고 화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족, 동료, 이웃은 물론, 자연,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과의 화해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Y의 의견이다.

올해 순례에 참가한 한국Y 소속 회원들은 화상전화로 순례에 대한 소감을 남기며, 평화를 위한 걸음을 지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해Y 회원인 박수미 씨는 "가족과 함께 동네를 돌며 순례에 참여했다"며 "딸과 한반도 전쟁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 했는데, 딸이 자기 전에 우리나라가 싸우지 않는 나라가 되길 기도하겠다고 얘기했다. 가족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여수Y 유도희 증경회장은 "걸으면서 엘리야의 기도가 떠올랐다"며 "이 민족에 평화의 작은 구름이 떠오를 수 있기를 기도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위해 연대할 것"

이날 한국Y는 여성평화선언문을 함께 낭독했다. 한국Y 회원들은 이 땅에 몸소 평화의 왕으로 오셔서 완전한 화해자가 되신 예수의 삶을 따라, 한반도의 깊은 아픔의 현장으로 들어가 평화를 향한 변화의 행진을 계속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구체적으로는 △한반도의 완전한 전쟁 종식과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운동 전개 △여성·청(소)년 주체로 한반도 화해와 평화 도모 △국내외 단체들과 연대 등을 결의했다.

한국Y의 '한민족 여성평화순례'는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22년까지 계속된다. 2021년 순례는 서울YWCA 주관으로 금강산 등반을 계획하고 있다. 금강산을 오르지 못할 경우에는 DMZ를 순례할 계획이다.

한국Y 원영희 회장은 "여성평화순례에 Y회원과 일반순례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900여 명이 함께했다"며 "여성들의 평화 순례를 통해 평화의 바람이 계속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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