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누적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사진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수도권의 일일 신규 확진자 증가 규모가 점차 작아지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는 데다 언제, 어떻게 감염됐는지 분명하지 않은 환자 비중이 25%에 달해 코로나19 유행이 언제든 다시 더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으로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는 9,558명으로, 1만명에 육박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4,743명, 경기 3,972명, 인천 843명 등이다.

수도권에서는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종교시설과 광복절 도심 집회 등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는 8월 15일 이후 3주 가까이 세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고, 8월 말에는 하루 새 300여명이 새로 확진되기도 했다.

이에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7,200명)는 지난달 28일 1차 대유행의 중심지인 대구(누적 7,007명)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는 확진자 증가세가 이전보다 주춤하긴 하지만, 하루 평균 60∼8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친 수도권 확진자는 최근 나흘간(12∼15일) 90명, 66명, 81명, 80명을 기록해 일평균 약 79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는 금주 말 또는 내주 초 1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는 조만간 1만명을 넘을 상황"이라면서 "최근 확진자 발생이 완연한 감소 추세지만 지난 6∼7월 50명 미만으로 관리되던 때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확산세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사례가 연일 급증하는 것이 방역당국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이달 2일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2,209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552명으로, 25%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은 감염 경로를 모른다는 의미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수도권에서는 신규 확진자 규모가 생각보다 줄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면서 "감염 전파 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자칫 방역 측면에서 느슨해질 경우 추석 연휴를 전후해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요구하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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