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커지는 등 일부 고용 지표는 개선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9월에는 다시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업급여 상담창구(사진제공=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974억원으로, 작년 동월(7천256억원)보다 3천718억원(51.2%) 급증했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해 통상 실업급여로 불린다.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7월(1조1천885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올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으로 1조원을 웃돌았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급자는 70만5천명으로, 작년 동월(47만3천명)보다 23만2천명(49.0%) 증가했다. 그러나 7월(73만1천명)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다.

구직급여 지급액의 증가세는 수급자 증가 외에도 지난해 10월 적용한 구직급여 지급 기간 확대와 지급액 인상 등에 따른 결과라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일부 지표 개선…제조업·청년고용 부진은 계속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9만명)는 작년 11월(8만6천명) 이후 가장 적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해 3월 15만6천명으로 증가했지만, 4월부터는 감소 추세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천401만9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6만2천명(1.9%)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1천4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50만명대의 고공 행진을 보인 월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5월에는 15만5천명으로 떨어졌지만, 6월(18만4천명), 7월(18만6천명)에 이어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의 반등을 이끈 것은 서비스업이었다. 지난달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64만7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1만4천명(3.4%)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사업을 포함한 공공행정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13만3천명 증가했다. 보건복지업에서도 10만7천명 늘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숙박음식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5만명 줄었다. 제조업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351만2천명으로 감소 폭이 7월(6만5천명)보다는 줄었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수출 타격 등으로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작년 9월 이후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을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5만9천명)와 30대(-5만2천명)에서는 감소했지만, 40대(4만8천명), 50대(11만6천명), 60세 이상(20만8천명)은 증가했다. 기업의 신규 채용 중단·축소에 따른 청년 고용난이 여전함을 보여준 것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확대되는 등 지난달 일부 고용 지표의 개선 양상이 나타났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용 개선세가 계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보국 노동부 고용지원정책관은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고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학습지 교사와 같은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제외된다.

황 고용지원정책관은 노동시장 동향이 상용직 중심의 통계로, 노동시장 변화를 반영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은 9월 통계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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