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영화관 희망퇴직·영업중단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가장 추운 봄을 지낸 극장가에 두 번째 빙하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름 시장에서 물러나 가을 개봉을 준비하던 대작 등 신작 영화들이 다시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경영 악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내부 구조조정에 나섰다.

멀티플렉스 극장업계 2위인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권고사직에 이어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컬처웍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열흘간 전 임직원 900여 명 중 근속 기간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컬처웍스는 이미 지난 6월 초 경영 환경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실시한 바 있다.

회사는 “고용 유지를 위해 임원 급여 40∼50% 반납, 직원 무급 휴직, 영업시간 단축, 일부 영화관 영업 중단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산업 불황이 더욱 심화하면서 불가피하게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업계 1위인 CGV는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CGV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이후 6월 말까지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 인원(2,508명)이 대기업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올해 영화 관객 수는 3,80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 3,124만 명의 30%에도 못 미쳤다. 1월만 해도 1,600만 명에 달하던 관객 수는 2월에 737만 명으로 60% 가까이 줄었고 3월에는 183만 명, 4월에는 97만 명까지 떨어졌다. 매출액도 지난해 1조 1,148억 원에서 3,210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 6월 ‘#살아있다’를 시작으로 7월 ‘반도’, ‘강철비2:정상회담’, 8월 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대작들이 개봉하면서 관객 수가 6월 386만 명, 7월 561만 명, 8월 828만 명까지 회복하며 극장가는 잠시 활기를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광복절 연휴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악화한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다시 두 번째 빙하기를 맞고 있다.

광복절 연휴 동안 40∼60만 명대를 유지하던 관객 수는 연휴가 끝나고 거리두기 2단계 조치의 수도권 확대·강화가 발표된 지난달 18일 10만 명대로 뚝 떨어지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테넷’도 고전 중이다. 이미 제작을 완료한 작품들 역시 개봉을 연이어 연기하면서 하반기 내놓을 신작 역시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라며 “영화 개봉일을 잡지 못하는 등 위기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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