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북지역 상당수 교회들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경북도 2,500개 교회는 올 2월부터 7개월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사실상 비대면(온라인) 예배나 참석자 수를 대폭 줄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2,500곳 중 50명 미만 60% 달해, 교인 수 줄이거나 온라인예배 드려
목회자 사례비 못주고 월세도 못내, 지원 없이 온라인예배만 강요 안돼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회마다 교인들의 헌금은 평소의 70%선에 그치고 있다.

대형 교회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전체 60% 이르는 50명 미만 소형교회들은 교역자 사례비는 고사하고 월세 내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종교시설이라는 이유 때문에 기업이나 상가 등과 달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한 푼도 지원 받지 못하고 있다.

교회 관계자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면 당연히 상가나 기업 등에 지원하는 재난 지원금 지급도 뒤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포항 A교회 목사는 “지자체의 요구에 교인 수를 줄여 예배를 드리다 보니 헌금이 줄어 월세 내기마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B교회 목사는 “헌금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70% 수준에 이른다”며 “작은 교회의 재정에 30%가량 펑크 나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포항시에서 몇 달 전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종교시설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종교시설 당 50만원을 지급한다고 했지만 이후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도내 목회자들은 “상가나 식당은 일정기간 문을 닫을 수 있지만, 교회는 그렇지 못하다”며 “예배는 교인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인들도 “김구 선생은 경찰서 100개 짓는 것보다 교회 1개 세우는 것이 낫다고 했다”며 “교회의 사회 공헌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교회가 어렵다면 정부나 지자체가 도와야 되지 않겠느냐. 그런데 왜 재난지원금 지급에서 교회(종교시설)만 빼느냐”고 입을 모았다.

이어 “작은 교회들의 예배 참석자는 평균 30~40명에 이른다. 일주일에 한번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버스, 지하철, 클럽, 식당, 기업, 학교, 공공기관 등은 매일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도 ‘순전한 교회’를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크게 잘 못됐다”고 했다.

한편 정부와 경북도, 도내 23개 시·군 중 한 곳도 교회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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