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경찰 공무원의 3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영웅심리가 강해 나서기를 좋아 했습니다.

 
 ▲미얀마 선교사로 파송받을 당시 정광수 선교사 부부. ⓒ데일리굿뉴스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장조카 박제홍 의원이 국회의원을 할 당시 청년위원과 수행비서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결별하고 한국미래연합 창당에 참여했는데 지방 선거에 출마한 적도 있습니다.

주변의 많은 목회자들로부터 목회의 길을 권유받았음에도 정치에만 인생의 목표를 두고 살다가 대구 서문교회 이종근 장로의 부흥집회 시 예수님을 제대로 영접하고 전도의 길로 나섰습니다.

중앙당직은 물론 모든 관변단체장을 사직하고 내 인생은 복음 전하다 죽기로 주님께 서원하고 ‘전도는 작은 예배다’라는 실전의 전도 경험을 담은 책도 기고하며, 구미 시민을 상대로 정치가 아닌 예수 이야기만 하고 다녔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예수에 미쳤다고도 하고 지방언론 기자들은 말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내 일생은 예수님 제자로 살겠다고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전도의 대상자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최단 기일은 6개월에 114명을 정착시키면서 전도 왕 호칭도 받기도 했습니다.

섬기는 구미 온누리교회(예장 고신) 박희재 목사의 추천으로 전도 집회를 다니다가, 전북대학교 농대 학장 허삼남 장로를 만나 비료회사 회장이라는 직책을 받고 중국 도문 시에 그린팜 비료회사 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족을 대상으로 열심히 전도했습니다. 급기야 공안에 적발돼 추방 시점에 전북대 허 장로로부터 미얀마 선교사역을 추천받아 2009년 11월 중국에서 미얀마로 들어가서 사업보다는 선교에 매진하다 2011년 2월 25일 선교사로 파송 받아 지금까지 사역하고 있습니다.

처음 중국 비료회사 회장 취임은 전도 이후에 주님이 주신 축복이 아니라 ‘무릎 꿇고 겸손 하라’는 훈계이며 한국에서 추방시킨 것이었습니다. 전도왕 당시 처음의 순수성을 잊어버리고 인간적 기교로 강대상에서 사람들을 휘어잡듯이 함부로 설치는 행위를 주님이 용서치 않고 중국으로 쫒아낸 것이었습니다. 아내 이순단 권사를 한국에 두고 혼자중국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중국에서 열심히 전도하면서 믿는 자로서 조선족들에게 본이 되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경제의 문을 닫으셨습니다. 아내는 식당으로 전전하며 일을 했고 저는 저대로 두 끼로 견뎌야 하는 어려움이 쌓여갔습니다.

정치인 아내 이순단 권사는 구미가 고향이고 비교적 부유하게 살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식당에서 일하는 모습은 정말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치한다고 분주하게 살다가 예수에 미쳐 살다가 망해가는 모습에 불신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는 끝까지 저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크고 놀라우신 비밀이 있으니 기도 하면서 선교에 열심 하라는 후원에 힘을 냈지만 응답없는 현실에 울면서 밤새 기도하고 새벽에는 두만강을 거닐며 ‘사명’이라는 복음송을 엄청나게 불렀습니다.

어느 날 작은딸로 부터 격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름 아닌 엄마가 식당에서 일하다가 허리를 다쳐 일을 할 수가 없어 일일 수입이 없으니까 전기세와 가스요금이 밀려 단전되어 추운 방에서 자고 있다면서 빨리 귀국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딸의 입에는 불신의 말로 가득 찼고 원망과 목소리에 온 힘이 빠졌습니다. 아내에게 확인하니까 별일 아니라고 기도나 열심히 하라는 격려 말 뿐이었습니다. 나름 화려했든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하나님!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전도왕 아닙니까? 선교하고 있지 않습니까?’ 눈물로 기도하는 날만 길어졌습니다.
 
 ▲미얀마 현지신학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정광수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눈물의 기도와 십년의 선교사역이 지난 지금은 감사뿐입니다. 두 딸은 시집갔고 그래도 자기 집을 가지고 서울에서 오산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비록 셋방에 살지만 주어진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하나님의 인도로 2018년 12월 13일 연세중앙교회에서 존경하는 피종진 목사, 순복음소하교회 김원철 목사, 이신호 목사, 정민철 목사, 한인선 목사, 최석수 목사, 각 교단의 존경하는 목회자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고 미얀마에서 자비량 선교사로 파송 받아 사역하고 있습니다(구미 갈릴리교회에서 파송).

빈민가 복음 한글학교, 은혜의 집 고쳐주기, 청소년 기술학교 그리고 무료유치원을 개원해 예수님 믿는 조건으로 무료 유치원을 설립 중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미얀마 일용직들의 생활이 매우 어렵습니다. 저의 숙소 옆 주택에서 38세의 가장이 세 자녀를 남겨두고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연히 순천향구미병원 김성호 장로와 통화 하던 중 사건을 이야기했으며, 쌀이라도 도와주면 좋겠다는 건의에 흔쾌히 후원해 1차로 사랑의 쌀 나누기행사 이후에 한국 교민지 보도를 통해 후원자들의 모금을 거쳐 2차 쌀 나누기 행사를 시행했습니다.
 
 ▲미얀마 현지인들의 집을 고쳐주는 은혜의 집고쳐주기 사역의 하나로 현지인들의 집 지붕을 함석으로 교체하는 작업 전경. ⓒ데일리굿뉴스

3차는 지난 8월 1일 시행됐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사랑의 쌀 나누기와 은혜의 집 고쳐주기 사역을 할 것입니다. 은혜의집 고쳐주기는 십자가를 달기로 한 집을 우선 배정하며 이후 십자가 복음을 전할 예정입니다.

불교가 국교인 미얀마는 집집마다 불상제단이 있고 불교가 문화로 자리 잡혀 복음을 지혜롭게 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불상 옆에 십자가 걸리는 진풍경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웃보기가 부끄러워 불상을 치울 수가 없다고 하지만 한집 한집씩 불상을 거둬서 버릴 것입니다.

28년 전 한국 선교사들이 미얀마에 들어온 이후 미얀마 기독교 인구는 변함이 없습니다.

2011년 2월 25일 자비량 선교사로 파송 받은 이후 자비량 선교사역이라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사역만은 꼭 감당하고자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8월12일 귀국해 자가격리 중입니다. 자가격리가 26일 끝나게 되면 사랑의 쌀 나누기 후원자들을 만나보고 향후 사역도 의논하고 9월 중순 미얀마로 돌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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