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현장예배가 전면 중단되면서 신앙은 있지만 교회엔 나오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장예배가 또다시 어려워진 가운데 교회의 공동체성을 어떻게 세워나갈 지에 대한 고민이 시급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한 다음날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 모습.ⓒ데일리굿뉴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교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 수도권 교회의 현장예배가 전면 중단되고, 소그룹 모임까지 어려워지면서 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나안 성도'란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만 어떠한 이유로 교회에 출석하지 않거나 교회에 정착하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를 말한다.

최근 들어서는 탈종교나 개인의 만족을 추구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와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 또한 교회 출석을 꺼리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공동체성 약화로 교회 떠날 가능성 높아져

실제로 한국교회 안에서 가나안성도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2018년 7월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나안성도는 2012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해 23~25%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 4명 가운데 1명은 가나안성도라는 이야기다.

교회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인 사유(61%)였다. 개인적인 이유 중에서도 '얽매이기 싫어서'가 44%로 가장 높았다. 목회자 부정적 이미지, 교인들의 배타적 태도, 교회의 사회적 역할 부족 등이 포함된 '교회에 대한 불만족'이 35%로 그 뒤를 이었다. 가나안 성도는 여성보다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40대, 20대 순으로 많았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교회를 떠나는 가나안성도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졌다. 코로나 이후에는 대면 모임이 줄면서 공동체성이 약해지거나 신앙적인 성장에 어려움을 겪다가 교회를 떠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4월 18세 이상 전국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코로나19 영향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온라인 예배나 현장예배 모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13%로 집계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소장은 "최근 재조사를 했더니 예배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 비율이 20%까지 올라가 있었다"며 "오프라인 교회모임이 어렵다 보니 그만큼 관계성이 느슨해진 영향도 있을 것이고, 전체적으로 추려내 보면 가나안 성도가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시 한소망교회 청년들이 예배 후 그룹모임을 하고 있다. 사진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 이전에 찍은 것. ⓒ데일리굿뉴스

"진정한 공동체 경험하는 소모임 중요"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특히 20~30대 청년층이나 소속감 없이 주일 예배만 나오는 성도 그룹에서 교회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재확산되면서 이탈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단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문가들은 "진정한 공동체가 무엇인지 느끼고 경험하면 자연스럽게 교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며 교회 안팎에서 다양한 소모임을 활성화 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성도들이 친숙한 관계를 맺고, 서로의 신앙생활을 격려하면서 성숙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교회 내부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신앙 관련된 동아리나 신우회 같은 파라처치(parachurch)를 통해 사역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코로나 확산으로 대다수 교인이 교회를 강제적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된 만큼,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기독교인이라는 가나안 성도의 기존 개념을 재정의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장예배는 안 가지만 특정한 이유로 출석교회나 다른 교회의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는 사람을 가나안 성도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다는 것이다.

지용근 소장은 "여러 데이터를 관찰한 결과 코로나 시기임에도 예배나 헌금, 봉사 등에 소속감을 가지고 참여하는 교회를 보면 공동체성이 강하다는 공통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며 "온라인 전환으로 대면이 어렵지만, 가나안 성도들이 이탈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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