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빛을 잃어가는 시대, GOODTV가 사회와 교회의 치유·회복을 위한 연중캠페인 '주여, 이 땅을 치유하소서'를 전개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이에 GOODTV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를 살펴보는 특집 프로그램 <주여, 이 땅을 치유하소서>를 마련했다. 지난주 이어 2편에서는 '교회를 떠나는 교인들'이라는 주제 아래 한기채 총회장(기독교대한성결교회),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백소영 교수(강남대학교)가 패널로 참여해 가나안 성도가 늘어가는 한국교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사회는 나상오 교수(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가 맡았다.
 
 ▲GOODTV가 교회와 사회의 치유·회복을 위해 특집 프로그램 <주여, 이 땅을 치유하소서>를 마련했다.ⓒ데일리굿뉴스
 
사회자 나상오 교수 :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지 않는 사람 중에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는 사람들,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이 있다. 가나안 성도 현상, 어떻게 보는가.
백소영 교수(이하 백) : 오히려 교회를 오래 다녔고, 신앙적 헌신도가 높은 사람 중에서 이탈률이 높다. 주체적인 신앙관으로 교회 안의 답답한 구조와 일방적인 성격 해석 등에 동의하지 않게 되면서 교회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사회 : 가나안 성도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재영 교수(이하 정) : 예배 방식이 많이 바뀌면서 꼭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확대되고 있다. 또 온라인 예배로 성도 간 관계가 약화하면서 교회를 떠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게 됐다. 이런 요인을 고려하면 앞으로 계속 더 증가할 우려가 크다.
 
사회 : 교회로서는 이러한 현상이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목회자로서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한기채 목사(이하 한) :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는 성도 중에도 친교를 못 하고 가니 교회에 온 의미가 별로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교제가 중요한데 놓치고 있다. 하나의 문화가 돼버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임석순 목사(이하 임) : 한국교회에 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교회는 교회대로 하나님이 요구하는 본질의 자리로 돌아가고, 또 교회가 가나안 성도들에게 찾아가서 손 내밀어야 한다. 이들은 세상과 교회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존재라고도 볼 수 있다.
 
사회 : 가나안 성도가 교회를 떠나는 요인은 무엇인가.
정 : 교회에 대한 불만족과 개인적인 신앙생활을 추구하는 성향 때문이라는 이유가 크다. 특히 이들은 교회 안에서 신앙을 강요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신앙과 삶이 일치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힘들어했다.
백 : 개인적인 성향이나 교회 내 갈등 등이 교회를 떠나는 분명한 요소가 된다. 특히 공동체에서 소속감을 찾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이 봤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교회가
다양해진 구성원들의 삶을 포함할 수 있는 형태로 거듭나야 한다.
 
사회 : 목회자에 대한 불만 때문에 생기는 가나안 성도도 많다.
임 : 경제·문화·교육 등 모든 분야가 변화했는데, 목회자는 변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목회자가 우선 복음의 본질을 제대로 깨달아야 하며, 그들을 찾아가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쳐 나가면 좋겠다.
 
 ▲(사진 왼쪽부터)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 강남대학교 백소영 교수, 백석대학교 나성오 교수, 한국중앙교회 임석순 목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한기채 목사 ⓒ데일리굿뉴스

사회 : 신앙생활에는 시간과 물질, 공동체를 위해 재능을 사용하는 헌신이 요구되곤 한다. 목회자로서 이러한 부분을 어려워하는 가나안 성도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 : 이들의 신앙관을 통해 교회가 반성하고, 교제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진정한 교제와 섬김이 있고, 공동체 책임을 감당하는 모습들을 부단히 보여줬을 때 교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사회 : 다른 국가에서도 가나안 성도와 같은 사례들이 있는가.
정 : 유럽이나 북미 등 서구에서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다. 많은 사람이 크고 웅장하지만 텅 비어있는 유럽의 교회를 보며 붕괴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밖에서 만나 보면 대부분 기독교 신자들이다. 여기서 '소속 없는 신앙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들은 교회 안에서 제도적인 종교 생활을 하다 보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들이 생겼고, 영적인 관심이 충족되지 않다 보니 스스로 원하는 방식의 신앙생활을 갖게 된 것이다.
 
사회 :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통로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
한 : 불안전한 가운데서도 교회를 통해서 역사하시는 주님이 계신다. 지금 코로나 사태와 연관 지어 생각하면 엄청난 값을 지불하고 있다. 이를 낭비해선 안 된다. 더 나아지는 계기로 삼기 위해선 한국교회가 지은 영적 남용, 공의 사유화, 친목 과다 신드롬, 송사 신드롬, 공로자 신드롬, 신앙생활 사사화, 무례함이라는 7가지 죄를 회개하고 고쳐나가야 한다.
임 : 가나안 성도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먼저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우리가 어디로 가길 원하시는지 묻는 시간이 필요하다. 동시에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이 영적 어머니가 돼서 가나안 성도들을 찾아가 품어줬으면 좋겠다. 가나안 성도들이 돌아온다면 세상 사람들을 건져낼 힘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 : 기존 제도권에 있는 교회들의 회복이나 본질적인 사명을 감당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동시에 가나안 성도나 교회 밖에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사역도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 가나안 성도들을 위해 사역을 하겠다는 분들이 있다. 당장에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교회 밖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고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백 : 가나안 성도라는 말 자체도 우리 교회 안에 소속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복음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연대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만들어진다면 하나의 가족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교인과 가나안 성도를 구분하지 않고, 이들과 함께 연대해 크리스천으로서 복음적인 행동을 함께해 나간다면 우리 가족이라는 인식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 :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강제적 안식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내가, 당신이, 우리가 '교회'다. 장소나 시간적으로 교회에 모이기 힘들지라도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으로 한 부분을 감당하면서 건강한 교회로서의 역할을 하다 보면 하나님과 깊이 만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안식하고 뒤돌아보면서 하나님과 깊이 만나는 기회를 기대하며 나아가길 바란다.
임 : 소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말라기서 이후 400년은 하나님이 가장 오래 침묵했던 시대다. 그렇지만 침묵이 끝난 뒤 예수님이 오셔서 우리를 구원하셨다. 가나안 성도와 한국교회도 코로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더 큰 일을 이뤄가시는 것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정 : 가나안 성도들의 문제의식이 상당히 공감됐다. 가나안 성도들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질문들은 상당히 의미 있다.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서 응답할 필요가 있다. 대안 마련에 문제의식을 갖고 다각도로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백 :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별명은 '위험을 무릅쓰는 자들'이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향해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갔기 때문이다.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서 복음의 핵심인 구원하고 살리는 관계로 나아간다면, 가나안 성도들도 공동체 안에 속하고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방송 8월 19일 수요일 14:00)
천보라·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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