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초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까지 ‘물폭탄’이 떨어졌다.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이웃한 한중일 3국이 잇달아 물난리가 난 셈이다.
 
 ▲올해 유난히 긴 장마는 온난화의 나비효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3일 새벽 집중호우로 경기도 연천 차탄천 일부 지역이 범람한 후 피해 주민들과 5사단 장병들이 집안에 들어찬 흙탕물을 제거하는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는 장마가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째 이어졌다. 남부지방은 6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38일간 계속됐다. 남부지방과 함께 장마가 시작한 중부지방도 40일 넘게 비가 내렸다.

올해 장마는 예년과 달리 국지적으로 강하게 쏟아졌다. 장마 기간도 길어 피해를 키웠다. 일각에서는 온난화의 ‘나비 효과’, ‘파생 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마디로 지구촌 기후변화에 따른 기후온난화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한반도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 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일본은 지난 7월 초 규슈(九州) 지역에 기록적 폭우가 내려 70여 명이 사망했다.

중국 역시 남부지역에서 두 달째 이어지는 홍수로 수재민이 7월말 기준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에서 가장 긴 양쯔강 유역 홍수통제에 핵심역할을 하는 싼샤댐이 연일 높은 수위를 기록하고 있어 댐의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중·일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발생한 집중호우는 북극과 러시아 북부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이상 고온 현상과 연관이 깊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결국 동시베리아 이상고온 현상이 지구 온도를 꾸준히 올리는 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건국대 기후연구소 이승호 센터장은 “북극 얼음이 많이 녹아 북극과 중위도 간 온도 차가 작아
지면서 북극의 냉기가 중위도로 넘어오고 고기압이 약해지는 바람에 장마전선이 북으로 올라가지 못한 채 한반도에 머물렀다”며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 원인은 온난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장마 양상은 과거와 다른 형태를 띠는 등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기상 현상이 나타날지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는 여름철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며 이례적으로 긴 장마가 발생했다”며 “온난화로 단순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지역별로 영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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